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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 부르기 민망한 포그바, 마지막 퍼즐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8.04.30 16:52 수정 2018.04.30 16:53

최근 경기력 살아나며 맨유 상승세 이끌어

포그바는 실력이 분명 뛰어나지만 꾸준하지 못하다. ⓒ 게티이미지 포그바는 실력이 분명 뛰어나지만 꾸준하지 못하다.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특급 미드필더 폴 포그바(25)가 또다시 번뜩였다.

포그바는 30일(이하 한국시각)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아스널과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2-1 승리에 앞장섰다. 날카로운 슈팅(4회)과 득점 기회로 이어지는 패스(1회), 섬세한 드리블(4회) 등 맨유 공격의 중심으로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상승세가 매섭다. 포그바는 최근 공식전 5경기 3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안데르 에레라와 네마냐 마티치가 수비를 철저히 하고 부담을 덜어주면서 자신은 공격에 집중한다. 묵직한 슈팅과 헤더로 골문을 위협하고, 허를 찌르는 패스로 기회를 창출한다. 공격 속도를 늦춘다는 비판이 있지만 춤을 추듯 다가오는 포그바의 드리블은 매우 위협적이다.

포그바는 강팀과 맞대결에서 더욱 빛난다.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일궜던 지난 8일 맨체스터 시티 원정이 대표적이다. 맨유의 전반전은 중앙선을 넘어서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로 형편없었다. 이때 포그바가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전반전 0-2로 끌려가던 것을 후반 45분 동안 3-2로 뒤집었다. ‘원맨쇼’나 다름없었다.

또 다른 라이벌 아스널전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였다. 포그바는 올 시즌 아스널과 첫 맞대결에서 2개의 도움을 올렸다. 비록 레드카드(퇴장)를 받아드는 아쉬운 장면이 있었지만 3선에 위치했음에도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조세 무리뉴와 아르센 벵거의 마지막 맞대결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경기에서도 공격 중심 역할을 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끝이 아니다. 포그바는 지난 22일 토트넘 홋스퍼와 치른 FA컵 4강전에서도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탈압박 장인’이라 불리는 무사 뎀벨레의 볼을 전방 압박으로 빼앗아냈고,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알렉시스 산체스의 헤더 골을 도왔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포그바의 몸값(약 1262억 원)과 기대치를 고려하면 무언가 부족하다. 맨유 유망주에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변신해 돌아온 지난 시즌, 포그바는 리그 30경기(선발 29) 5골 4도움, UEFA 유로파리그 15경기 3골 1도움에 그쳤다.

공격 포인트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직전 시즌(소속팀 유벤투스) 이탈리아 세리에A 35경기(선발 33) 8골 12도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컸다.

올 시즌도 100점 만점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맨시티와 아스널, 토트넘전처럼 강팀과 맞대결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인 적도 많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포그바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부진한 경기도 상당했다. 지난 16일 ‘꼴찌’ 웨스트 브롬전이 대표적이다. 포그바는 맨시티전 상승세를 잇기 위해 선발로 나섰지만 0-1 충격적인 패배를 막지 못했다.

꾸준함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포그바는 기복을 줄여야 한다. 수비를 중시하는 무리뉴 감독과 공격적인 임무 수행을 원하는 자신의 간극을 스스로 좁혀나가야 한다. 매 경기 에레라와 마티치가 수비적인 부담을 떠안고 자신은 공격에만 집중할 수 없는 법이다. ‘월드 클래스’로 평가받는 미드필더라면 어디에 위치하든 몇 분을 뛰든 남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포그바가 강팀과 맞대결에서 보이는 경기력을 시즌 내내 유지한다면 자신과 팀 모두 지금보다 높은 위치로 올라설 수 있지 않을까.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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