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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편중화, 가을야구 지방서 못 보나

김윤일 기자
입력 2018.05.01 00:08 수정 2018.05.01 08:46

수도권 4개팀이 상위권 전부에 고루 포진

이대로 순위 굳어지면 지방 가을 야구 무산

올 시즌 KBO리그는 수도권 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 시즌 KBO리그는 수도권 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18 KBO리그의 뚜렷한 특징은 수도권 팀들의 약진과 그와 대비되는 지방팀들의 하락세다.

팀당 적게는 28경기에서 많게는 32경기까지 치른 가운데 10개 구단은 4월까지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패퇴한 두산 베어스가 7할 승률로 단독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홈런군단 SK가 1경기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최근 8연승이 마감됐지만 신바람을 낸 LG가 3강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4위 kt부터 9위 롯데까지 2경기 차 내에서 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상위권 1~4위에 위치한 팀들 모두가 수도권 연고팀이라는 점이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kt의 순위 상승이 박수 받을 만하고 LG 역시도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지난 시즌 우승팀인 KIA 타이거즈는 무기력증에 빠진 듯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기대대로라면 상위권에서 두산과 경쟁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5할 승률 고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은 역시나 영남권 세 팀의 동반 몰락이다. 2010년대 왕조를 이뤘던 삼성은 지난해 9위에 이어 올 시즌은 아예 최하위로 추락해 있다. 과감한 FA 투자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롯데는 이제 막 탈꼴찌에 성공했고, NC 역시 선수층의 한계를 드러내며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만약 지금의 순위가 끝까지 간다면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지방에서 가을 야구가 열리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KBO리그는 수도권에 5개팀, 지방에 5개팀이 연고를 두고 있다. 서울과 인천, 경기에만 전체 인구의 절반인 약 25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균형 잡힌 배분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오히려 지방팀들이 강세를 띠는 경우가 많았다. 80~90년대를 지배한 해태(현 KIA, 광주 연고)를 비롯해 가을 야구 단골손님인 삼성(대구 연고)의 존재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2010년대 가을 야구 개최지. ⓒ 데일리안 스포츠 2010년대 가을 야구 개최지. ⓒ 데일리안 스포츠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도권팀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KBO리그다. 2000년대말 인천 연고의 SK가 왕조를 세웠고, 같은 기간 두산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삼성이 절대 1강으로 군림했지만 중상위권 팀들은 수도권 팀들이 대거 포진했다. 특히 2013년에는 두산과 LG, 넥센이 동반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국시리즈 1~2, 6~7차전을 제외한 전 경기가 서울서 열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두산을 제외한 수도권팀들이 부진하며 지방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만약 두산마저 하위권에 있었다면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서울서 가을야구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당시 포스트시즌은 대구와 부산서 준PO를, 대전-대구서 PO를 치른 뒤 정규시즌 우승팀 해태가 4전 전승으로 우승하며 잠실로 올라오지 못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이 2강(두산, SK) 구도에 LG가 뛰어드는 삼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kt 또는 넥센이 4위를 확정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다면, 올 시즌 가을 야구는 사상 첫 수도권에서만 열리는 그림이 그려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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