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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태블릿PC는 놔두고 TV조선만 압수수색 왜?

서정욱 변호사 | 2018-04-26 07:36
<칼럼>엄연한 절도인 JTBC 태블릿 PC는 국민의 알권리고
도로 갖다놓은 TV조선 태블릿PC는 절도라서 언론사 압색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 모 씨의 활동기반인 느릅나무출판사 절도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파주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본사를 압수 수색하기 위해 진입을 시도하다 언론탄압 중단을 주장하며 막아선 TV조선 기자들과 대치하고 있다.ⓒ연합뉴스

경찰이 TV조선 수습기자가 드루킹이 운영하던 느릅나무 출판사에 들어가 USB와 태블릿 PC 등을 가지고 나왔다 돌려놓은 것과 관련해 TV조선 보도본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비록 언론탄압 중단을 주장하며 막아선 TV조선 기자들과 20여 분간 대치하다 돌아갔지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명백한 수사권 남용으로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다.

역대 권위주의 정권하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언론탄압이다.

경찰은 TV조선 압수수색 시도 직전 기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기자가 경찰에 출석했을 때 휴대전화와 노트북도 압수했다. 이것만 해도 범죄 혐의에 비해 과잉수사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언론사 보도본부까지 압수수색을 하는가? USB와 태블릿 PC의 복사 여부를 조사하는 게 목적이라면 해당 기기를 검사하면 되지 않는가?

결국 필자는 경찰의 본 건 압수수색은 뭔가 다른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바로 드루킹 게이트에 대한 TV조선의 비판적 특종보도에 대한 보복이자 물타기다. TV조선 기자에 대한 이번의 경찰의 무리한 조사는 명백한 본말전도다.

드루킹 게이트의 본질은 누가 뭐래도 과거 대선 과정에 있어서 조직적인 불법 댓글 공작이 있었는지 여부와 김경수 의원 등 현정권 실세들의 관련성 여부다. 이에 반해 기자가 취재 의욕에 출판사에 들어가 USB와 태블릿 PC 등을 가지고 나왔다 돌려놓은 것은 상대적으로 아주 지엽적인 문제다.

그런데 경찰은 과연 지금까지 드루킹 게이트에 대해 어떻게 수사를 하였는가?

김 의원과 드루킹이 주고 받은 수많은 비밀 대화, 보좌관의 5백만원 수수, 인사청탁과 민정비서관 만남 주선 등 차고 넘치는 합리적 의심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떠한 강제수사도 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고소가 접수된 지 몇달이 지나도록 아직 김 의원이나 보좌관에 대해 어떠한 강제수사도 하지 않고 있는 경찰이 지엽말단에 불과한 기자의 취재행위에 대해 전광석화같은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 대체 말이 되는가?

또한 형사소송법은 포괄적·탐색적 압수수색을 금지하고 있는데 도대체 TV조선의 보도본부가 기자의 행위와 무슨 관련이 있기에 언론사에 대한 무리한 압수수색을 하는가?

행여라도 경찰이 기자의 행위와 전혀 무관한 드루킹에 대한 수사자료의 유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이는 명백한 별건수사로 중대한 위법이다. 그동안 수사기관은 특정 범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급받아 법원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나 별건에 대한 증거를 확보해 왔는 바 이는 정말 청산해야할 적폐 중의 적폐다.

경찰이 단순히 기자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면 기자가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성실하게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언론사의 보도본부를 압수수색할 하등의 이유가 없지 않은가?

경찰은 판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주었음을 강조하나 압수수색 영장은 수사기관의 일방적 기재에 대해 형식적 심사로 발급되는 것으로 그 자체가 정당성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한편 본 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과거 소위 최순실 게이트의 시발점이 된 JTBC 기자의 태블릿 PC 입수 건과도 형평에 명백히 반한다. JTBC 기자가 무단으로 최순실이 운영하는 사무실에 들어가 태블릿 PC를 가져온 것은 현행법상으로는 분명한 위법이다.

건물관리인도 사무실에 무단으로 들어가 태블릿 PC를 가지고 나올 권리는 없으며 따라서 엄밀한 법논리로는 기자도 당연히 건물관리인과 주거침입과 절도의 공범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조사와 처벌을 하지 않았다. 바로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더 큰 공익때문이다. 그런데 본 건의 경우 TV조선 기자는 USB와 태블릿 PC를 열어보지도 않고 바로 다시 가져다 놓았다.

따라서 과거 JTBC 건보다 법적으로는 훨씬 경미한 것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오히려 본 건에 대해서만 주거침입과 절도로 입건을 하고 관계도 없는 TV조선 보도본부까지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법의 최고이념인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같은 것은 같게 다루고 다른 것은 다르게 다루는 것이 바로 정의이다. 언론에 대한 수사까지도 동일한 사안을 권력의 입맛에 따라 다르게 다루는 것은 결코 정의가 아니다.

이는 공권력 행사에 있어서 이중잣대의 극치를 보여주는 명백한 불법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언론의 자유는 자유민주체제 유지의 핵심이다. 언론에 대한 어떠한 부당한 외부 간섭도 철저히 배제될 때만 자유민주체제는 유지된다.

지금이라도 경찰은 자유언론에 대한 부당한 수사권 남용을 즉각 멈추어야 한다. 이것만이 그동안 경찰이 정권의 시녀라는 오명을 벗는 유일한 길이다. 언제까지 경찰은 권력의, 권력에 의한, 권력을 위한 시녀 노릇을 해야 하는가? 언제까지 경찰은 국민의 기본권, 정의와 진실보다 권력의 눈치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가?

경찰은 이러고도 과연 수사권 독립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 아울러 ''언론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언론이 낫다''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 경찰의 TV조선에 대한 이번의 부당한 압수수색은 언론 탄압의 부끄러운 전형으로 기록될 것이다.

글/서정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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