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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와 OLED 사이’ 과도기에 빠진 LGD, 비상조치 해법 통할까

이홍석 기자
입력 2018.04.25 12:24 수정 2018.04.25 15:00

1Q 영업손실 983억원, 6년만의 적자 전환...LCD 판가 하락 직격탄

LCD 투자 조정 등 비상 경영 활동...국내 팹 일부 OLED 전환 검토도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1Q 영업손실 983억원, 6년만의 적자 전환...LCD 판가 하락 직격탄
LCD 투자 조정 등 비상 경영 활동...국내 팹 일부 OLED 전환 검토도


LG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 약 1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시현하며 6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액정표시장치(LCD) 판가하락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익성 사이에서 과도기 함정에 빠진 모양새다.

이에 회사가 LCD 투자 조정 등을 통해 비상경영 활동을 강화하고 국내 일부 생산라인의 OLED 전환 등을 통해 OLED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어서 해법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25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5조6753억원, 영업손실 9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19.6%, 20.4% 감소한 가운데 적자전환과 함께 지난 2012년 2분기부터 23분기째 이어져 온 영업이익 기록 행진도 멈췄다.

당초 증권가에서 영업적자 규모를 5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도 배 가량 많은 수치로 ‘어닝쇼크’ 수준이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역대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1조270억원)하며 승승장구했던 것과는 1년 만에 사뭇 달라진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러한 반전은 지난해 중순부터 이어져온 대형 LCD 패널 가격 하락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이후 매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며 지난해 우 하향 그래프를 그려왔다.

타이완 시장조시가관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20달러를 넘었던 55인치 TV용 오픈셀(Open Cell·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169달러로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또 전통적인 비수기로 패널 출하량이 감소한데다 중국 패널 업체들의 공급 증가 전망에 따라 세트 업체들의 재고를 타이트하게 가져가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했다. 여기에 결제 대금이 달러 기반으로 이뤄지는 부품업체의 특성상, 원화 강세가 지속된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LG디스플레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LG디스플레이
이러한 실적 악화에 회사측은 1분기 업황이 예상보다 급격하게 변화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왔고 2분기 패널 판가 안정 전망이 나오고 있어 향후 실적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실적 발표 이후 이뤄진 컨퍼런스콜을 통해 “투자 조정, 원가 절감 강화 등 준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강도 높은 비상경영 활동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경영 조치에는 LCD 투자 축소, 플라스틱올레드(POLED) 투자 조정, 대형 OLED 비중 확대 등이 포함됐다. 지속적인 매출 증가 속에 연구개발(R&D)과 수요 증대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OLED TV용 패널에 보다 힘을 싣고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 등을 고려해 모바일용 OLED 패널은 투자 속도와 규모를 조정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대였던 OLED 비중을 올해 20%로 늘린다는 계획으로 국내 LCD 생산라인 중 일부를 OLED 전환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회사측은 올해 LCD투자 축소로 당초 예정된 2018년 시설투자규모(CAPEX) 9조원 중 일부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사장은 “국내 LCD 팹의 OLED로의 전환은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최적화 된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POLED는 시장 대응 차원에서 투자 기조는 유지하되 시장의 니즈와 수익성, 회사의 적응성 등을 감안해 투자 속도와 규모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 LCD 패널 판가의 경우 수요와 중국 업체들의 양산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2분기 내로 LCD 판가 안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LCD 패널 가격이 안정화되더라도 중국 패널업체들의 물량 확대와 세트업체들의 재고 확보 관망세가 겹칠 경우, 판가 하락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회사의 조치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 날 주주참여 확대 차원에서 컨퍼런스콜 최초로 소액주주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도 이뤄졌다. 행사 마지막으로 이뤄진 소액주주들의 질의 답변에는 삼성전자의 패널 공급 가능성에 대한 질의 답변이 이뤄졌다.

김 부사장은 “신규 고객 확보 차원에서 삼성전자에 LCD 패널 공급은 시작했지만 OLED 공급 가능성은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OLED는 모든 고객에 대응하기 어려운데 내년 하반기 중국 광저우 팹(공장)의 양산 이후 요구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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