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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효율 높이자"…인공지능 활용 나선 제약·바이오

손현진 기자
입력 2018.04.25 06:00 수정 2018.04.25 06:06

신약개발 비용 4분의 1로 단축…AI 개발에 앞다퉈 나서는 제약사들

정부도 AI 필요성에 공감대…내년까지 20억 투자해 신약개발 플랫폼 마련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드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드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드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 영역에서 AI 플랫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개별 기업을 넘어 업계와 정부의 공감대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협회 산하 'AI 신약개발 지원센터 추진단(AI 지원센터 추진단)'을 출범했다. 지난해 이동호 전 범부처신약개발산업단장을 단장으로 선임한 추진단은 앞으로 '한국형 신약개발 AI'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TF팀에는 녹십자,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한미약품 등 주요 18개 제약사가 참여한 바 있다.

이동호 단장은 "세계적으로 AI가 여러 분야에 적용되고 있지만 제약사업에 적용된 것은 역사가 짧아서 우리나라가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일부 업체들은 자기 분야에 관해 알고리즘을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등 부처도 초기 연구나 환자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데이터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 문제며, 알고리즘을 적용해 실제 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신약 개발부터 출시 단계까지 평균 26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투자금과 14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지만, AI 기술을 활용할 경우 이같은 비용과 시간을 4분의 1로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존슨앤드존스, 화이자, 머크 등 다국적 제약사들도 이미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제약협회의 AI 지원센터와 별개로 각 기업이 자체적으로 AI 관련 사업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9일 신테카바이오와 함께 유전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 협력 상호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유한양행과 신테카바이오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유한양행 유한양행과 신테카바이오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유한양행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소 기업인 신테카바이오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항암제 반응성 예측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접목해 약물 반응성에 관여하는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협약으로 짧은 기간 내 항암 활성이 높은 물질을 발굴하고, 개발 중인 신약의 바이오마커를 찾아 임상 성공률을 높여갈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월 분당서울대병원 및 네이버와 연구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네이버의 인공지능 기술과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 빅데이터, 대웅제약의 헬스케어 전문지식을 접목한 의료 빅데이터 활용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2016년부터 아주대 유헬스정보연구소와 함께 환자의 진료기록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을 100대 국정과제에 선정한 현 정부도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 마련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까지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데 드는 기간을 5분의 1로 줄이는 차세대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올 상반기 내 한국화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전문기업·연구소, 신약개발 연구자가 참여하는 사업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다. 연구자와 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만들어 내년 중 공개하는 것이 사업 목표다.

주철휘 세종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발간된 제약협회 정책보고서에서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종(breed)은 소리없이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고객을 만들어 기존 산업을 무력화시킨다"며 "국가별로 인공지능을 국가과제의 1순위로 상황에서 앞으로의 3년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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