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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이 불러온 패스트푸드업계의 악순환

최승근 기자
입력 2018.04.25 06:00 수정 2018.04.25 06:06

추락한 소비자 신뢰 회복 위해 광고비 지출 최대 50%↑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상승 및 임대료 인상폭도 가팔라

지난해 7월 햄버거병 논란 이후 지난 텅 빈 서울 시내 패스트푸드 매장의 모습. ⓒ데일리안 지난해 7월 햄버거병 논란 이후 지난 텅 빈 서울 시내 패스트푸드 매장의 모습. ⓒ데일리안

지난해 발생한 일명 '햄버거병'(용혈성 요독 증후군) 사건 이후 국내 패스트푸드업계의 수익성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에 더해 추락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비 지출을 늘리면서 수익성 하락 폭을 키운 것이다. 이에 맥도날드 등 주요 패스트푸드 기업들의 매장 철수도 잇따르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리아, 버거킹, 맘스터치 등 주요 패스트푸드 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롯데리아는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83.4% 감소했고 버거킹과 맘스터치는 각각 86.1%, 16.2% 줄었다.

매출액은 롯데리아만 4.4% 감소하고, 버거킹과 맘스터치는 36.6%, 10.7% 증가했다. 유한회사인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별도로 실적이 공개되지 않아 제외했다.

주요 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대체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식품‧외식업계를 강타한 일명 ‘햄버거병’을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식품안전 이슈로 인해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탓이다.

패스트푸드 주요 3사의 실적 및 판관비 현황.ⓒ각 사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 패스트푸드 주요 3사의 실적 및 판관비 현황.ⓒ각 사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

업계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광고비를 늘리고 프로모션 등을 대폭 확대했다. 그 결과 매출액 면에서는 선방했지만 비용 지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3사가 지난해 지출한 판매관리비는 총 7344억원으로 2016년 6492억원과 비교해 13.1% 증가했다. 기업별로 보면 버거킹이 52.6%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이어 맘스터치(35.5%), 롯데리아(2.7%) 순이었다.

판관비 지출이 늘어난 데에는 광고비 외에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도 한 몫 했다. 지난해 맘스터치가 지출한 임대료는 12억원으로 전년 8억원 대비 50%나 증가했다. 버거킹은 426억원으로 35.2%, 롯데리아는 931억원으로 6.5% 늘었다.

주요 상권의 경우 재계약 시 많게는 기존 임대료의 두 배에서 적게는 두 자릿 수 이상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임대료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맥도날드의 경우 전국 20개 매장이 올해 문을 닫을 예정이다. 특히 2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터줏대감 노릇을 했던 신촌점, 관훈점 등도 폐점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부터 영업을 해온 롯데리아 광화문점도 지난해 10월 폐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관비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라며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이 증가한 데다, HMR(가정간편식) 등 패스트푸드를 대체할 수 있는 가공식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시장 수성을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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