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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핫라인' 연결...첫 시험 통화서 무슨 대화?

이슬기 기자
입력 2018.04.20 17:34 수정 2018.04.20 18:16

문 대통령 집무실 내 책상 위에 유선전화 형태로 설치

송인배 부속비서관-북 실무자 연결...세부내역 비공개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이 20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됐다. ⓒ연합뉴스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이 20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됐다. ⓒ연합뉴스

남북이 20일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을 개통하고 실무자 간 첫 시험 통화를 마쳤다. 남측에선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북측에선 국무위원회 실무자가 대화를 나눴다. 다만 평양에서 전화를 받은 국무위원회 인사에 대한 정보와 구체적인 대화 내역은 보안상 공개할 수 없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핫라잇'은 문재인 대통령이 업무를 하는 청와대 여민관 3층 대통령 집무실 내 책상 위에 유선전화 형태로 설치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점은 북측도 마찬가지"라며 "대통령이 청와대 내에서 어디에 계시든 연결이 가능하도록 설치했다.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공간인 책상 위에 김정은 위원장과 언제든지 전화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첫 통화는 총 4분 19초가 소요됐다. 이는 남북이 각각 상대방에 전화를 건 뒤 대화를 나누고 통화를 종료한 시간을 합산한 것이다. 통화 현장에 배석한 윤건영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호통화 형태로 이뤄졌다"면서 남측이 전화를 걸어 통화한 시간은 3분 2초, 북측이 전화를 걸어 통화한 시간은 1분 17초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남북 간 시험 통화 대화 내역.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이 20일 청와대에 설치돼 송인배 청와대1부속실장이 북한 국무위 담당자와 시험통화하고 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이 20일 청와대에 설치돼 송인배 청와대1부속실장이 북한 국무위 담당자와 시험통화하고 있다.

북 : 평양입니다.

남 :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 잘 들립니까? 정상 간 직통전화 시험 연결을 위해 전화했습니다. 저는 청와대 송인배 부속비서관입니다.

북 : 송인배 선생이십니까? 반갑습니다.

남 : 그렇습니다. 잘 들립니까?

북 : 잘 들립니다. 반갑습니다.

(중간 대화 내역은 비공개)

남 : 서울은 오늘 아주 날씨가 좋습니다. 북측은 어떻습니까?

북 : 여기도 좋습니다.

남 :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북 : 그러면 이것으로 시험 통화를 끝내겠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실무 라인에서 시험 통화를 진행키로 했으나 부속비서관이 직접 나선 데 대해 "정상 간 핫라인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담당을 기존 실무자가 할 수도 있지만, 부속비서관이 이 부분을 챙기면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우리 나름의 역할분담, 업무분담을 그런 식으로 했다고 보시면 된다"고 답했다.

정상회담 기간 JSA에 '통신 차량' 설치키로..."北이 먼저 제안"

한편 남북은 2018 남북정상회담 기간 내 JSA(공동경비구역) 내에서 휴대폰 사용이 가능토록 각각의 통신 차량을 두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판문점 내부에 통신 3사 차량이 마련된다. 이러한 조치는 북측에서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준비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지난번 3월30일부터 4월3일까지 우리 예술단이 방북했을 때도 북측에서 휴대폰을 10대 제공해줬다. 당연히 안되겠거니 했는데 너무나 흔쾌히 제공했다"면서 "JSA 내에선 전화기 작동이 잘 안되는데, 이번 회담을 준비하면서도 북측이 먼저 'JSA에서 휴대폰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하자'며 통신 차량을 갖고 오자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측이 적극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다. 굉장히 의외였다"라며 "이런 태도들을 보면, 북한도 이번에 뭔가를 정말 이뤄보려고 하는 의지가 보였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3차 실무회담은 내주 초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빠르면 주말이지만 아마 다음주 초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날짜나 시간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다음주 초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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