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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협박→검증, 드루킹 해명 꼬이는 靑…특검 성사될까

이슬기 기자 | 2018-04-20 15:38
김경수·드루킹 ‘시그널’ 소통사실 드러나
한국당 특검 요구에 與 “검경 수사 먼저”


'드루킹' 댓글조작 논란으로 예정됐던 출마선언을 취소했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입장을 밝히기 위해 국회 정론관으로 들어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김 의원은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드루킹 의혹'과 관련해 특검을 포함해 어떤 수사도 응하겠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경찰이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소환을 검토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김 의원이 댓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모 씨(필명 드루킹)에게 기사 인터넷 주소(URL)를 보내고 ‘텔레그램’을 통해 관련 대화를 나눈 것이 확인된 만큼, 두 사람의 관계와 사건의 연관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경찰은 김 씨와 김 의원이 ‘시그널’이라는 또다른 메신저를 사용해 대화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작년 1월부터 3월까지 보안성이 높은 시그널로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김 씨가 39차례, 김 의원이 16차례 메시지를 발송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중 URL 전달은 없었으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수사 과정 중’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일단 김 의원은 정면 돌파를 택한 상태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을 번복한 끝에 “필요하다면 특검 조사에도 응하겠다”면서 경남지사 출마 의사를 굳혔다. 이에 야권의 칼날은 이제 청와대로 향했다. 특히 야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김 의원이 김 씨 일당에게 댓글 조작을 부탁한 대가로 인사 청탁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했다면서, ‘불법 대선’ 프레임을 전면에 걸고 나섰다.

청와대는 “정부여당이 피해자”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의 경남지사 출마 강행에 대한 의견 교류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본인의 선택인데 청와대가 말할 것이 있겠느냐”며 “그 밖에는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에서 김 의원의 출마를 만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특검에 관해선 “아예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특검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자체를 검토해본 적이 없다”면서 “특검 수용 여부를는 국회에서 결정지을 일이지, 청와대가 주체가 아니지 않느냐. 여야가 합의하면 청와대는 국회 결정에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과 관련한 입장을 낼 계획은 일절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청와대가 앞서 내놓은 해명과는 다른 사실들이 잇따라 밝혀지면서, 야권의 특검 요구는 한층 거세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경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부실 수사를 자처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민주당 역시 무작정 특검을 거부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청와대는 ‘드루킹 사건’이 불거진 지 이틀째인 지난 16일 오전 “인사청탁과 관련해선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김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청탁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히자, 청와대는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변호사(김 씨가 추천한 변호사 도모 씨)를 만났다”고 해명했다.

백원우 민정비서관과 도 변호사가 만난 시점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3월 초, 3월 중순, 3월 말 순서로 말을 바꿨다가 빈축을 샀다. 정부여당의 주장대로 ‘수많은 지지자 중 한명’인 김 씨의 지인과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만난 목적에 대한 해명도 일관되지 않았다. 16일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고 판단해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던 청와대는 하루 만인 17일 오전 “(드루킹의)협박이 계속돼 확인 차원에서 만났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인사검증’ 차원이었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선 민주당과 정의당을 제외한 야당이 한 목소리로 특검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은 검찰과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자유한국당이 ‘드루킹 사건’을 ‘기사회생의 정략적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면서 국회 보이콧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경우, 검찰과 경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미진할 경우 특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수사당국이 의혹 한점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면서도 “특검까지 들어가면 진짜 정쟁의 소용돌이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데일리안 =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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