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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port] 묵직한 메시지 '라이브'가 던진 화두

김명신 기자
입력 2018.04.20 09:36 수정 2018.04.20 10:43
드라마 ‘라이브’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조명하며 안방극장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 tvN 드라마 ‘라이브’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조명하며 안방극장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 tvN

피해자가 제대로 분노하지 못하는 사회. ‘라이브’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조명하며 안방극장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라이브(Live)’가 지난 12회 전국 가구 시청률 6.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일상의 소소한 가치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뛰어다니는 지구대 경찰들의 이야기. 매회 소소한 사건부터 굵직한 사건까지, 우리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사건들을 다루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고 있다.

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 성폭행 등 ‘라이브’가 다루는 사건들은 참 씁쓸하지만, 2018년 현재 이 시점에서 발생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범죄들이기도 하다. ‘라이브’는 우리가 애써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던 사회 문제들을 세심하게 짚어내고 있다. 나아가 따뜻한 위로로 어루만지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제대로 분노하지 못하는 사회 현실을 짚어낸 사건들은 방송 후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12회, 데이트폭력을 당하고도 문제의 원인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는 오양촌(배성우 분)의 딸 송이(고민시 분)의 장면이 그렇다. 데이트폭력에 대해 송이는 남자친구가 원래 착한 애였으며, 모든 것이 양다리를 걸친 자신 때문이라고 아빠에게 해명했다.

이에 대해 오양촌은 문제점을 분명하게 짚어냈다. “착하고 안착하고는 아무 문제가 안돼. 네가 양다리 걸친 건 정말 나쁜 짓이지만, 그렇다고 그 놈이 네 허락 없이 네 몸에 손대는 게 정당화 될 수 없어. 이해 받을 수도 없고. 그건 범죄야”라고.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버리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오양촌의 일침은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에 경각심을 일깨웠다.

한정오(정유미 분)와 성폭행 피해 자매들의 이야기 역시 중요하게 다가왔다. 가정 폭력을 참고 견디던 자매들은 성폭행마저 부인하고 진술을 거부했다. 자신의 상처를 돌보기보다 사회에 대한 불신이 더 컸기 때문이다. 한정오는 그 사실에 가슴 아파했다. 한정오 역시 성폭행을 당했던 과거가 있던 것. “분명히 알아야 돼. 그 어떤 것도 네 잘못이 아니야. 범인의 잘못이지”라고 말하는 한정오의 위로는 자매의 마음을 움직였다.

회피하지 않고 더 강하게 맞서야만 바뀔 수 있다. 분노의 대상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향해야 한다. 한정오는 왜 그날 그 시간에 그 길을 택했는지, 자신에게 분노를 쏟아내기 보다 범인에게 분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브’는 이러한 한정오의 용기를 통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

데이트 폭력, 성폭행뿐만이 아니다. ‘라이브’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범죄의 현주소를 짚어내고 있다. 개인간 비공식 입양 절차에 따른 아동 방치 문제, 법을 악용하는 촉법소년의 문제, 단순한 가정사로 치부할 수 없는 가정 폭력 문제, 이에 따른 폭력의 대물림 등. 매회 뜨거운 화두와 위로를 던지며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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