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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괜찮다지만…건설사, 쌓여가는 미입주 '공포'

이정윤 기자 | 2018-04-17 06:00
지방에서 시작된 미입주 리스크가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지방에서 시작된 미입주 리스크가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수도권과 지방을 중심으로 미입주 공포감이 짙어지고 있다. 입주성과는 분양성적만큼 겉으로 쉽게 드러나진 않지만, 건설사의 수익성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준다.

업계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올해 말 또는 내년쯤 미입주 리스크가 피부로 느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건설사들은 입주문제는 단순히 기업 마케팅 등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금융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위기가 감지되기는 하지만 아직 정부가 개입할 수준에 다다르진 않았다고 분석한다.

17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는 70.4로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입주여건도 악화될 전망이다. 이 전망치는 올해 1월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HOSI는 입주를 앞뒀거나 입주 중에 있는 단지의 입주여건을 종합 판단하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전망이 어두움을 뜻한다.

이달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전국 3만560가구 중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1만4723가구, 1만5837가구로 조사됐다.

◆청약결과 못잖게 중요한 입주실적…서브프라임 ‘오버랩’

특히 이달 수도권 전체 입주물량 중 약 87%(1만2811가구)를 차지하는 경기지역은 올해 상반기까지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어 눈길을 끈다.

대림산업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가 오는 6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 입주를 준비 중이다. 이 단지는 6800가구의 미니신도시급 규모로, 몇 년 전부터 대림산업의 재무상황에 적지 않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 단지는 현재 마이너스피가 500만원에서 2900만원까지 형성된 매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이달 초엔 마이너스피 2500만원이 붙은 전용면적 84㎡ 매물이 거래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의 회사제시 분양률은 우수하지만 관련 대여금(3001억원)과 매출채권(3925억원)이 과도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분양성적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단계인 입주시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분양대금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로 구성되는데, 입주 때 마지막 단계인 잔금납부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소비자들의 자금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금과 중도금 비중을 낮추고 잔금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프로모션이 많아지면서 미입주 리스크는 건설사들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청약률은 수치로 쉽게 확인 가능하지만, 입주율의 경우 건설사들이 각자 데이터를 갖고는 있지만 PF 등의 문제로 쉬쉬하는 편”이라며 “이미 확보해 놓은 토지로 금융부담을 안고 있는데, 사업 지연 시 이자 등으로 금융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에 중도금무이자 등의 혜택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유인해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부는 아니지만 적지 않은 건설사들이 A현장의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B현장이나 C현장의 돈을 끌어와서 충당하고 있다”며 “미입주 리스크가 커질 경우 과거 서브프라임 사태 때처럼 도미노 쓰러지듯 다 무너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정부 개입할 수준 아냐”…올해 말‧내년쯤 심각성 두드러질 듯

건설업체들은 현재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미입주‧미분양 등 문제가 단순히 건설사 마케팅 등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전국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8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가장 최근인 올해 2월 기준 6만903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미입주 사유로는 ▲세입자 미확보 (42.0%) ▲기존 주택매각 지연 (23.2%) ▲잔금대출 미확보 (21.7%) ▲기타 (7.2%) ▲분양권 매도 지연 (5.8%)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건설사들은 지방지역의 경기부양을 통한 수요 확대나 기존 주택매각을 돕는 금융지원 등에 정부 차원의 문제해결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아직 정부가 나설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주산연은 정도가 심각한 지방의 경우 주택사업자들의 신중한 사업결정과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직접 개입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만약 정부가 나서게 된다면 수분양자들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입주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지원이나, 미분양 가구를 분양받는 수요자에게 조세감면 등을 해주는 방안 등이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태섭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에 따라 미입주‧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지역은 우선적으로 조치를 해야할 것”이라며 “하지만 과거 글로벌금융위기 때처럼 미분양 가구가 10만가구 이상을 웃돌기 시작할 때 정부가 개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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