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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초월한 조용필 "죽을 때까지 음악 하겠다"

이한철 기자
입력 2018.04.12 08:35 수정 2018.05.02 18:07

'가요계의 역사' 조용필의 음악 인생 50년

'음악인생 총망라' 전국투어 '땡스 투 유' 개최

'가왕' 조용필이 기자 간담회를 갖고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전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가왕' 조용필이 기자 간담회를 갖고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전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처음엔 취미로만 할 생각이었는데 끊임없이 하게 됐다. 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계속 받는다. 죽을 때까지 배우다가 끝날 것 같다."

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명곡으로 남녀노소 전 세대의 사랑을 받으며 대한민국 가요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가왕' 조용필이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조용필은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5~6살 때 우연히 어디선가 들려오는 하모니카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음악과의 첫 인연을 회상했다.

"아버지에게 하모니카를 사달라고 졸라서 결국은 손에 쥐었다. '푸른 하늘 은하수'로 시작하는 '반달' 등 동요를 하모니카로 불곤 했다."

조용필은 "축음기로 가요를 접했고 라디오를 통해 팝을 알게 됐다. 서울에 와서 형이 치던 통기타를 받아서 배웠다"면서 "처음에는 취미로만 음악을 하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되더라. 갈수록 빠져들었다"고 그룹을 결성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조용필은 '가왕' '국민가수'와 같은 수식어가 부담스럽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조용필은 '가왕' '국민가수'와 같은 수식어가 부담스럽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1968년 미8군 무대에서 기타리스트로 정식 데뷔한 조용필은 지금까지 정규앨범만 19집 20개 앨범, 비정규앨범까지 포함하면 50개에 달하는 음반을 발매했다. LP로 데뷔해 카세트 테이프와 CD를 거쳐 디지털 음원까지 석권한 국내 유일한 가수다.

이미 가수 활동을 하고 있던 조용필이 1980년 발표한 정규 1집은 대한민국 최초로 100만 장 이상 팔린 단일 음반이자, 1980년 전체 음반 판매량의 50% 가량을 판매할 정도의 대히트를 했다. 이 앨범을 통해 조용필은 단숨에 1980년대 국내 대중음악계의 영웅으로 등극했고 '국민 가수'의 전설이 시작됐다.

조용필이라는 아티스트가 가지는 음악의 스펙트럼은 무한하다. 록, 팝발라드, 포크, 디스코, 민요, 트로트, 동요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낼 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음악들이 사랑 받았다. 조용필이 선보여온 음악들은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그 당시 음악 차트에 장기간 올랐고, 지금까지도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고 있다.

조용필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장르 통합'뿐만 아니라 '세대 통합'까지 이뤄냈다. 10대부터 70대까지 전 세대가 그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했고 열광해왔다. 그런 그에겐 '슈퍼스타'부터 '가왕' '국민가수' 등 최고를 의미하는 모든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하지만 조용필은 "부담스럽다"며 "그런 수식어 때문에 노래하고 음악을 했던 게 아니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했다. 그것(수식어들)이 다 부담으로 온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조용필은 장르통합뿐만 아니라 세대통합까지 이뤄낸 유일한 가수로 꼽힌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조용필은 장르통합뿐만 아니라 세대통합까지 이뤄낸 유일한 가수로 꼽힌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무엇보다 50주년을 맞이한 만큼 새 앨범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이번에 발표하게 되면 무려 20번째 앨범인 만큼, 숫자가 갖는 무게감이 상당하다.

지난 2013년 발매한 19집 '헬로우(Hello)'는 전국민을 신선한 충격에 빠트렸고, 그의 젊은 음악적 감각에 일반 대중은 물론, 가요계 선후배와 음악 관계자 모두를 감탄하게 한 바 있다.

하지만 조용필은 "올해 안에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며 팬들의 양해를 구했다. 조용필은 "19집 '바운스' '헬로' 이후 새 앨범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20집은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 부담감을 전했다.

"지난해 앨범 작업에 몰두했다. 6~7곡을 만들었는데 박자가 빠른 곡도 있다. 하지만 50주년 공연이 추진되면서 앨범 작업을 중단했다. 공연 준비와 앨범 준비를 동시에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올해 안에 앨범을 내긴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디지털 싱글로 신곡을 발표하는 것도 생각해봤다.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신곡 발표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조용필은 50주년을 맞아 5월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7번째 공연을 펼친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조용필은 50주년을 맞아 5월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7번째 공연을 펼친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조용필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나이는 많아졌지만, 음악만큼은 젊어지고 싶다"며 "방탄소년단, 엑소, 빅뱅 등 젊은 가수들의 노래도 듣고 공연 영상도 본다. 그런 친구들이 유명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노래를 잘하든지, 잘 생겼다든지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가 음악을 계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했다. 지금 15세인 어린 친구들이 음악을 통해 날 알게 된다면 내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가수가 되지 않겠나. 이 친구들이 60세가 될 때까지 나를 기억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어느덧 60대 후반의 고령이 된 그에게 팬들은 늘 고마운 존재이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조용필은 "노래가 안 되는 날이 와서 지금까지 좋아해 준 분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가장 두렵다"면서 "'평생을 저 사람의 노래 들으면서 살아왔는데 저 사람이 그만두면 난 뭐야'란 생각하실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지막 공연을 봤는데 저렇게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프랭크 시나트라가 마지막 공연에서 힘에 부쳐 자신의 노래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조용필은 "죽을 때까지 음악 하겠다"며 변함없는 음악 열정을 드러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조용필은 "죽을 때까지 음악 하겠다"며 변함없는 음악 열정을 드러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하지만 조용필은 여전히 건재하다. 조용필은 50주년 기념 투어 '땡스 투 유(Thanks to you)'는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이번 투어 '땡스 투 유'는 지난 50년간 조용필의 음악을 사랑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한 공연으로, 긴 시간 쉼 없이 노래할 수 있었기에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던' 조용필의 진심이 담긴 무대가 될 예정이다.

50주년 기념 투어인 만큼, 조용필 음악의 역사와 시대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모든 사람이 서로에게 감사하고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축제 같은 화려하고 감동적인 무대를 준비 중이다.

조용필은 "무빙 스테이지가 펼쳐질 것 같다. 위대한 탄생과 함께 할 것"이라며 "엔딩 곡은 아마도 느린 곡이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조용필은 "공연할 때 관객이 만족스러워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50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굉장히 감사하다"고 팬들을 향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조용필의 50주년 기념 투어 '땡스 투 유'는 5월 12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5월 19일), 광주(6월 2일), 의정부(6월 9일)에서 펼쳐진다.

특히 서울 공연은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조용필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여는 것은 이번이 7번째다.

그는 2003년 35주년 기념 공연을 시작으로 2005년 전국투어 'Pil & Peace' 서울 공연, 2008년 데뷔 40주년 공연, 2009년 국제평화마라톤 기념 '평화기원 희망콘서트', 2010년 소아암 어린이 돕기로 2회 열린 'LOVE IN LOVE'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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