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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 긴 머리 보다 인상적인 슬라이더 위력

김태훈 기자
입력 2018.03.25 18:19 수정 2018.03.25 18:20

재활 땀 묻은 긴 머리 휘날리며 530여일 만에 등판

롯데전 호투로 크고 작은 우려 불식..슬라이더 힘 여전

SK 김광현 ⓒ 연합뉴스 SK 김광현 ⓒ 연합뉴스

김광현(30·SK 와이번스)이 긴 머리를 휘날리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김광현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78개) 3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승으로만 따지만 2016년 9월 4일 마산 NC전 이후 무려 567일 만이다.

지난해 1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2017시즌을 건너 뛴 김광현은 재활에만 몰두했고, 2016년 10월 이후 530여일 만에 마운드에 섰다. 오랜만에 등판한 만큼, 이날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았지만 몸 상태가 건강하고 올 시즌 예전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2007년 데뷔 이후 짧은 머리 스타일을 유지했던 김광현은 이날 어깨에 닿을 정도의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홈 팬들은 기립박수로 에이스의 귀환을 반겼고, 3루 롯데 응원석에서도 김광현 인사에 박수로 화답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역시 몸 상태였는데 첫 대결에서부터 걱정을 덜어줬다.

첫 타자를 상대할 때부터 시속 150㎞짜리 직구를 뿌리며 건강한 몸 상태를 알린 김광현은 이날 최고 구속 시속 152km까지 찍었다. 이닝을 거듭해도 스피드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직구 평균 구속 148km를 기록했다.

직구의 제구는 물론이고 주무기 슬라이더의 날카로움도 여전했다. 이대호도 1회초 김광현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리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 선두타자 박헌도와 번즈도 모두 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했다. 번즈는 4회에도 김광현 슬라이더에 속수무책 당했고, 하위타선에 있는 문규현-나원탁도 슬라이더를 공략하지 못했다. 배트에 갖대 대도 그라운드 볼이 많았다.

슬라이더에 눌린 롯데 타자들은 5회까지 한 번도 2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더 던질 수 있었지만 SK 힐만 감독은 김광현을 불러들였다. 부상 재발을 염려하고 있는 SK는 올 시즌 김광현의 투구 이닝을 100~110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힐만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는 매우 훌륭했다"며 "5이닝을 효율적으로 던졌다"고 평가했다.

직구 스피드와 제구,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 그리고 건강한 몸 상태를 보여준 김광현은 점차 이닝을 늘려가며 SK 켈리와 함께 막강 원투펀치를 구축할 전망이다. 지난해 KIA 헥터-양현종의 위압감을 가질 수 있는 조합이다.

건재를 알린 김광현은 재활의 땀이 묻어있는 긴 머리를 자른다. 가발이 필요한 소아암 환자에게 모발을 기부한 뒤 다음 등판을 준비한다.

한편, 2017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계약금 4억5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미래 에이스’ 윤성빈도 빠른 공과 슬라이더-커브 등을 뿌리며 기대 이상의 호투(5이닝 5피안타 2실점)를 했지만 김광현 구위에 눌린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프로 데뷔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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