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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골’ 김민재, 보약될 북아일랜드전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8.03.25 08:06 수정 2018.03.25 08:07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자책골로 동점골 헌납

월드컵 전 개선할 부분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국-북아일랜드]김민재 자책골. ⓒ 연합뉴스 [한국-북아일랜드]김민재 자책골. ⓒ 연합뉴스

김민재(전북)는 지금보다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확인했다.

매 경기 불안했어도 김민재 만큼은 신뢰를 잃지 않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더욱 값진 경험일 수 있다. 차원이 다른 월드컵 본선까지 승승장구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확인하고 보완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59위)이 24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윈저파크에서 열린 북아일랜드(FIFA 랭킹 24위)와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6분에는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박주호가 북아일랜드 수비 뒷공간을 향해 절묘한 침투 패스를 찔렀고, 권창훈이 안정적인 볼 터치에 이은 깔끔한 마무리로 골망을 갈랐다.

대표팀의 상승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19분, 북아일랜드가 허를 찌르는 세트피스를 선보이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프리킥 슈팅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대표팀 수비는 예상 못한 패스와 침투에 당황했고, 제이미 워드의 빠른 땅볼 크로스가 김민재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동점골을 헌납했지만 분위기는 내주지 않았다. 이용의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크로스가 눈에 띄었고, 이재성과 김신욱의 슈팅이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결승골은 북아일랜드가 터뜨렸다. 후반 41분, 코너 워싱턴이 살짝 내준 볼을 폴 스미스가 빠른 드리블에 이은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대표팀은 오랜 시간 경기를 주도했고, 더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 집중력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웃지 못했다. 믿었던 김민재의 부진은 더욱 뼈아팠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거칠 것이 없었다. 프로 데뷔 1년 만에 K리그1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했고, 대표팀 주전 자리까지 꿰찼다. 상대를 압도하는 공중볼 장악력과 몸싸움, 공격수가 볼을 잡기 이전 공격권을 빼앗아오는 수비, 준수한 스피드와 공격적인 능력까지 선보이며 큰 신뢰를 쌓았다.

김민재는 흔들린 적이 없었다. 대표팀 후방을 책임진 김영권, 장현수 등이 매 경기 실수를 반복하며 불안했던 것과 대비됐다. 소속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반 전북 현대 수비진이 크게 흔들렸지만, 그에 대한 문제 제기나 비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파트너 홍정호와 골키퍼들의 연이은 실수가 수비 불안의 큰 원인이란 평가였다.

김민재는 아직 21세다. 많이 어리다. 국내 최고의 기량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이날 확인했다. 예상 못한 세트피스에 당황한 탓인지 불안한 볼 처리를 보였고, 자책골로 이어졌다. 통한의 결승골을 헌납한 장면에서도 실책이 있었다. 스미스와 1:1 싸움에서 완패했고, 완벽한 슈팅 기회를 내줬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를 철저히 돌아보고 더욱 강해져야 한다. 현재에 만족한다면 월드컵에서의 선전은 어림없다. 그가 본선에서 막아야 할 상대는 에밀 포르스베리(스웨덴),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멕시코), 티모 베르너(독일)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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