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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임기영 부상…대표팀 발탁의 딜레마

케이비리포트팀
입력 2018.03.26 14:18 수정 2018.03.26 14:18

과거에도 대표팀 발탁 위해 무리하게 출전

팔꿈치 염증 진단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무산된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팔꿈치 염증 진단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무산된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WBC나 프리미어12와는 다르게 아시안게임은 상대 국가들의 전력이 다소 떨어지기에 유망주 위주로 대표팀을 선발한다. 따라서 군 미필 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즌은 매우 특별하다.

2018년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즌이다. 때문에 아시안게임 발탁 후보에 올라와 있는 선수들은 대표팀 승선 의지를 불태우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나 병역의무를 아직 이행하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물론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을 병역혜택의 수단으로만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에 선발될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젊은 미필 선수들에게 대표팀 선발이 인생이 걸린 목표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표팀 후보군 선수들이 분명히 인지해야 할 문제가 있다. 시기를 막론하고 대표팀에 차출되는 것은 컨디션과 체력 저하를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우승후보였던 두산은 프리미어12와 WBC 대회에 주축 선수들이 대거 차출이 된 후유증으로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을 겪어야만 했다. 지난 시즌 두산은 김재호와 양의지 등 센터라인 선수들이 체력 저하를 겪으며 챔피언의 자리를 KIA에 내주어야 했다,.

야수들만 해도 어느 정도 후유증을 겪는데 단기전에서 체력 소모가 상대적으로 심한 투수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심할 경우는 단순 체력저하가 아닌 크고 작은 부상까지도 안을 수 있다.

대표팀에 자주 차출되었던 류현진이나 김광현 같은 경우를 살펴보아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대표팀 차출이 있었던 시즌에 어느 정도 부진을 겪었고 차출 없이 온전히 휴식을 취하며 스프링캠프에 참여했던 시즌의 성적이 훨씬 좋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거물급 선수들의 경우도 분명한 영향을 받는데 아직 몸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의 경우라면 더욱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지난 해 APBC에 참가했던 박세웅, 함덕주, 장현식, 임기영 등 영건 투수들이 개막을 앞두고 잔부상을 호소하며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물론 이들 모두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 금방 복귀가 예상되긴 한다. 하지만 이들의 통증은 무리한 스케줄을 강행한 '이상 징후'임을 명심해야 한다.

젊은 미필 투수들은 저마다 대표팀 발탁을 목표로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 올리고 있다. APBC에 참가한 선수들은 물론이고 참여하지 않았던 한화의 김재영이나 KIA 심동섭 같은 투수들도 발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미필 선수들이 무리를 하다가는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현재 어린 선수들이 참고할만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10시즌 당시도 시즌 종료 이후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지금처럼 어린 투수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당시 롯데의 우완 에이스였던 조정훈은 윤석민, 송은범등과 함께 대표팀의 오른축을 책임질 강력한 후보였다. 당시 조정훈은 직전 해였던 2009년에 처음으로 190이닝을 소화하며 강행군으로 지쳐있는 상태였다.

어깨에 작은 통증을 안고 있었던 조정훈이지만 몸을 일찍 끌어올려 시즌 초반 선발진에 합류했다. 당장은 이상이 없었지만 결국 시즌이 진행되며 통증이 커지며 수술대에 오르고 말았다. 그 이후 조정훈은 군 복무 기간인 2년에 3배가 넘는 시간을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조정훈과 동갑내기인 장원준과 정우람의 경우는 달랐다. 이들은 쟁쟁한 경쟁자들 때문에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발탁을 앞두고 별 무리 없이 시즌을 진행했고 이후 나이가 차자 순리대로 군 입대를 택했다. 각자 군 복무 기간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이후 전역한 그들은 오히려 입대 이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한다는 말이 있다. 물론 어린 선수들에게 당장 눈앞에 있는 대표팀 발탁의 열매는 달다. 국가를 대표해 공을 던지는 영광을 가질 수 있고 추가적인 혜택까지 있다. 하지만 당장의 열매를 위해 무리하다간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팀을 막론하고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지는 것은 리그 전체로 봐도 엄청난 손실이다. 병역 특례라는 달콤한 과실이 독이 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글: 이정민,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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