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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읍참마속’…정봉주 무소속 출마냐 백의종군이냐

이충재 기자
입력 2018.03.20 11:00 수정 2018.03.20 11:20

‘복당신청’ 만장일치 불허…미투 후폭풍 우려

“회군 없다” 출마 강행, 표 분산 또다른 고민

정봉주 전 의원이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가진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가진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에게 정봉주 전 의원은 정치 도의적으론 '아픈 손가락'이자 정치 공학적으론 '앓던 이'였다. 민주당 지도부가 정 전 의원의 복당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정치 공학적 결정에 가깝다. 당 최고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정 전 의원의 복당을 불허하기로 했다.

예상된 수순이었다. '미투 후폭풍'에 시름하는 민주당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 전 의원을 끌어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제 민주당은 정치공학적 셈법에 따라 그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정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여권 표심이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정봉주 전 의원이 3월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성추행 의혹에 대해 반박 기자회견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3월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성추행 의혹에 대해 반박 기자회견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아픈 손가락'이자 '앓던 이'…민주당, 고심 끝 복당 거부

정 전 의원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당지도부의 고민은 깊었다고 한다. 지난 16일 중앙당 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정 전 의원 복당에 대해 논의했는데 회의 내용을 밀봉해 이날 최고위원회의 결정까지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민주당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정 전 의원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가 1년 간 옥살이를 했던 '대선 유공자'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단행한 특별사면에서 '정치인과 경제인은 사면대상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족쇄를 풀어줄 만큼 각별하게 챙겼다. 앞서 민주당 의원 97명은 정 전 의원의 복권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문 대통령에게 제출하기도 했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 3월 12일 본인의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후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 3월 12일 본인의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후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무소속 출마냐 백의종군이냐…고민에 빠진 정봉주

관건은 정 전 의원이 스스로 예비후보직에서 물러나며 '백의종군'을 택할지 여부다. 그의 무소속 출마 강행은 진보진영 표 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는 늘 '정봉주는 영원한 민주당 당원이다'고 주장해왔다"며 "민주당 현재 지도부는 나를 외면해도 나는 민주당을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18일 기자회견에선 "회군할 일이 없다"고 자신했지만, 만장일치 복당불허 결정 이후 무소속 출마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이 당을 생각한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 복당은 여의치 않게 됐지만, 그가 민주당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당 관계자는 "의혹의 사실관계를 떠나 논란이 되자 사퇴를 결정하신 분들의 심정도 헤아려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사생활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 민병두 의원도 '선당후사'를 내세워 각각 예비후보직과 의원직을 내놨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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