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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김용민 사태 될라” 커지는 민주당의 ‘읍참마속’

이충재 기자
입력 2018.03.18 00:00 수정 2018.03.18 07:06

‘논란인물’ 박수현‧정봉주 대응방향 ‘강경’ 선회

朴 자진사퇴, 鄭 복당보류 정리…민병두는 ‘고심’

‘논란인물’ 박수현‧정봉주 대응방향 ‘강경’ 선회
朴 자진사퇴, 鄭 복당보류 정리…민병두는 ‘고심’


과거 막말 파문에 휩싸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가 2012년 4월 8일 서울 공릉동 경춘선 폐선 부지에서 총선 완주의사를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과거 막말 파문에 휩싸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가 2012년 4월 8일 서울 공릉동 경춘선 폐선 부지에서 총선 완주의사를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3지방선거를 앞둔 악재를 끊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소속 인사들의 성폭력‧성추행에 불륜 의혹까지 불거지자 신속한 대응으로 불씨의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주요 선거 때마다 문제의 인물을 가려내지 못해 다 잡은 승기를 놓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 당직자는 "당 내에선 지난 19대 총선 당시의 '김용민 막말 논란'에 대한 악몽이 살아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3월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추가심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3월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추가심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용민 파문' 잊은 민주당에게 지방선거는 없다

현재 민주당의 상황은 2012년 4.11총선 당시와 묘하게 닮아있다. 당시 레임덕에 빠진 이명박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커지며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였다.

하지만 "170석도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과 달리 뚜껑을 열어보니 민주당은 127석을 건지는 데 그쳤다.

'김용민 막말 파문'의 영향이 컸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을 방치했고, 김 후보도 사퇴여론을 등지고 선거까지 완주해 역풍을 맞았다.

실제 총선 다음날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5.9%가 '후보자 선택에 가장 영향을 준 이슈'로 김용민 파문을 꼽았다.

민주당 내에서도 수도권 등 박빙 승부처에서 10여석 이상을 내주는 원인이 됐다는 자체분석이 나왔다. 낙선자들 사이에선 "당지도부가 왜 김용민을 사퇴시키지 않았느냐"는 원성이 높았다.

결과적으로 김용민 파문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역전승에 기여했고, 박근혜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디딤돌을 얹어준 계기가 됐다.

정봉주 전 의원이 자신의 성추행 논란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위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으로 향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자신의 성추행 논란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위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으로 향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수현 자진사퇴‧정봉주 복당보류…민병두는 일단 만류

민주당엔 '김용민 학습효과'가 작용하고 있다. 당지도부 내에서도 일련의 사태를 어물쩍 넘겨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특히 충남지사 예비후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사퇴는 당지도부의 '읍참마속' 결단이었다. 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14일 '내연녀 공천 특혜' 논란에 휩싸인 박 전 대변인에게 사퇴하지 않으면 후보자격을 박탈하겠다고 했고, 결국 박 전 대변인은 자신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민주당은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서도 복당 심사 및 승인을 보류하면서 정치적 논란에서 물러서 있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이 피해자 주장은 완벽한 소설이라고 부인한 상황에서 향후 성추행 내용 가운데 일부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치명상이 될 수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현재 정 전 의원이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당사자들 간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 한 관계자는 "의혹의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으면 복당은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성추행 의혹 보도 뒤 의원직 사퇴의사를 밝힌 민병두 의원에 대해선 오히려 사퇴를 만류하는 상황이다. 관련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먼저 따져본 후에 사퇴를 받아들여도 늦지 않다는 계산이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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