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한국사회 뒤덮은 ‘#미투(Me Too)’…“아이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이선민 기자
입력 2018.03.15 00:00 수정 2018.03.15 06:10

어린 학생들도 자극적 미투뉴스 쉽게 접근

“성교육 기회로 삼고 경각심 일깨워줘야”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유치원생, 초등학생 아이들도 방송과 라디오 그리고 SNS 등을 통해 이를 접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유치원생, 초등학생 아이들도 방송과 라디오 그리고 SNS 등을 통해 이를 접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어린 학생들도 자극적 미투뉴스 쉽게 접근
“성교육 기회로 삼고 경각심 일깨워줘야”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유치원생, 초등학생 아이들도 방송과 라디오 그리고 SNS 등을 통해 이를 접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재학중인 자녀를 둔 김모 씨(38)는 이에 대해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뉴스를 틀어두기도 하고, 요즘 아이들은 개인 스마트폰이나 PC로 이런 이슈에 아주 빨리 노출된다”며 “자극적인 뉴스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을 막기도 쉽지 않고, 이런 주제로 아이와 대화하는 것은 더 어렵다”고 난감함을 전했다.

미투 운동으로 불거진 사건들은 아주 자극적이다. 문단계의 거장으로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고은 시인의 몰락과,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한 배우 조민기 씨가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과정 그리고 학생들이 직접 소리내고 있는 #스쿨미투까지 기사를 검색하면 상당히 자세한 사항을 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어른들은 미투를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만, 어린 학생들에게는 피해자의 호소가 그저 자극적인 ‘이야기’로 남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계 미투(Me Too)운동을 통해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 연극인 홍선주, 이재령 씨와 여성인권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화예술계 미투(Me Too)운동을 통해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 연극인 홍선주, 이재령 씨와 여성인권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현이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부장은 아이들과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성폭력이 무엇이고, 그 상황을 겪었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목격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에 대해 교육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부장은 “아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미 기사를 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통제하거나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이를 성교육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투에 대해 피해자가 상황을 주변에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힘들었던 것을 사회적으로 호소하고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며 “그동안 피해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적 구조나 상황이었고, 최근에 용기를 내 발언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해주면 좋다”고 했다.

박 부장은 “미투운동을 하는 많은 피해자들이 권력관계 속에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 권력 관계가 내 주변에도 일어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 몸의 주인은 나고, 원치 않는 접촉은 성폭력이 될 수 있으며, 나도 주변 친구들이나 동생들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성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SNS로 성적인 장면을 전송하면 안된다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생 카톡방 성희롱 사건처럼 단체 카톡방이나 교실에서 누군가 성적인 발언으로 피해를 입는 것을 목격했을 때 방관해서는 그 폭력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도 이야기 해줄 수 있다”며 “또다른 피해자를 없애기 위해서 그 자리에서 개입을 하거나, 신고를 하거나, 어른들에게 이야기하는 형태로 방관하지 말고 개입하라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