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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고민…에퀴녹스 출시 '약' 될까 '독' 될까

박영국 기자 | 2018-03-13 06:00
쉐보레 에퀴녹스.ⓒ쉐보레쉐보레 에퀴녹스.ⓒ쉐보레

조기 출시시 철수 불안감 불식, 분위기 전환 계기
철수설 휘말려 신차효과 희석 우려도


한국지엠이 올해 내수 판매실적을 좌우할 중형 SUV '쉐보레 에퀴녹스' 출시 시점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군산공장 폐쇄와 한국 철수설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신차를 출시하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부정적으로 작용할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현재 에퀴녹스의 국내 판매를 위한 법적 절차나 기술적 준비는 모두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내 법규에 맞춘 수십 대의 에퀴녹스가 국내에 들어와 있으며 미디어 시승행사 등을 위해 엔진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트랙 등에서 주행을 진행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출시 시점이 결정만 된다면 당장이라도 들여와 판매가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가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당초 예정대로 올해 2분기 중 국내 시장에 에퀴녹스 판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에퀴녹스 TF팀을 꾸려 론칭 시점과 가격 등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다. 다만 5월이 될지 6월이 될지 구체적인 시점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에퀴녹스 출시 시점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는 지난달 군산공장 폐쇄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무관치 않다. GM 본사가 한국 정부의 지원과 인건비 절감에 대한 노조의 양보가 없이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 철수설이 현실화된 상태다.

정부 지원 여부를 결정할 한국지엠에 대한 재무실사는 아직 착수도 못한 상태고, 인건비 절감 방안을 놓고 벌이는 노사간 임단협 교섭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신차를 들여오는 게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 수 없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금 타이밍에 에퀴녹스 출시를 서두르면 국내 소비자들에게 철수설을 불식시키고 떨어진 내수 판매량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될지, 오히려 어수선한 상황에 휩쓸려 신차 효과마저 반감될지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사실 에퀴녹스는 국내 생산이 아닌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방식이라 이 차종을 들여온다고 해도 한국지엠의 일감 확보를 통한 경영 정상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차 출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한국 시장 유지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

한국지엠의 2월 내수 판매실적은 5804대로 지난해 2월 1만1227대 대비 무려 48.3% 감소했다. 사실상 반토막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불거진 한국시장 철수 논란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겨 판매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 사태가 본격화된 것은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2월 13일이었다. 그 이전까지 절반 정도의 기간은 정상적인 영업을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철수설 영향이 오롯이 반영되는 3월 이후 판매실적은 더욱 심각한 부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엠으로서는 철수설을 불식시키고 분위기를 전환할 계기가 절실하다. 에퀴녹스 출시와 함께 이뤄질 다양한 마케팅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다른 차종들의 판매 감소 방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한국지엠 철수설에 휘말려 오히려 에퀴녹스가 출시 이후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할 우려도 있다. 한국지엠이 에퀴녹스에 기대하는 막중한 역할을 감안하면 큰 위험부담을 감수하긴 힘들다.

에퀴녹스는 올해 한국지엠이 예정하고 있는 유일한 신차다. 한국지엠 정상화 방안이 시행돼 2종의 신차 도입이 이뤄진다 해도 2020년부터나 판매가 가능하니 에퀴녹스의 신차효과로 내년까지 버텨야 한다.

한국지엠은 이미 신차 출시 이후 제대로 붐을 타지 못하면 어떤 노력으로도 시장에 안착하기 힘들다는 것을 지난해 크루즈의 사례를 통해 뼈저리게 경험했다.

에퀴녹스가 회사의 대내외적인 상황에 휘말려 시장 안착에 실패한다면 한국지엠은 경영 정상화 방안이 확정된다고 해도 내수 시장에서 앞으로 2년 이상을 제대로 된 주력 차종 없이 버텨야 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일단 재무실사가 끝나고 투자계획과 신차 투입계획이 확정돼 회사가 빨리 안정화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에퀴녹스 투입은 기존에 계획된 2분기를 넘기지는 않겠지만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 언제인지 좀 더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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