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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경매 '도떼기시장'…물건 씨말라 경쟁 치열

이정윤 기자
입력 2018.03.13 06:00 수정 2018.03.13 06:45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 연체율 낮아 경매 물건 줄어

수요자, 일반매매 방법으로 경매 선택…높은 가격에 낙찰

서울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서울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경매시장에 서울 아파트 물건이 역대 최저 수준이다. 경매로 눈을 돌린 수요자들은 늘어난 반면 경매에 나온 물건은 얼마 안 되다보니 낙찰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하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급변하는 분위기에서는 주택 경매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지만 투찰자들은 계속해 몰리고 있다.

1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법원경매에 나온 서울 아파트 물건은 총 64건이다. 139건이 나온 작년 같은 기간의 반토막에도 못 미칠뿐더러,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로 최저 수준이다.

경매시장의 매물부족 현상은 장기간 이어져온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경매에 입찰된 물건들의 60~70%가 금융권 연체로 인한 것들인데, 저금리에 따라 연체율도 낮아지자 경매에 나오는 물건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건 자체가 부족하자 평균 낙찰률(입찰에 부쳐진 물건 중 낙찰이 결정된 물건 수의 비율) 역시 71.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월평균 낙찰률은 56.5%였다.

특히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도 2개월 연속 고점을 이어갔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0%로 집계됐다. 101.6%의 평균 낙찰가율을 찍은 전달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설 경우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물건이 낙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원은 “일정하진 않지만 예전에는 경매로 낙찰 받으면 주변 시세보다 보통 10~20%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며 “최근 서울 수도권 같은 경우는 경쟁도 치열하고 낙찰가율도 높아 급매를 기준으로 취등록세 정도 빠지는 수준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높은 낙찰가율의 원인으로는 매물이 부족한 경매시장에 쏠린 수요를 꼽을 수 있다. 물건은 적은데 수요는 많다보니 높은 가격에도 낙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매매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이 충분하지 않자 일반매매의 방법 중 하나로 경매를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일반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높은 경매가격에도 낙찰이 성사되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급변하는 시기엔 신중하게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급변기에는 정확한 시세 파악이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이 연구원은 “최근에는 몇 달 새 1억~2억원이 시세차이가 나기도 한다”며 “이런 분위기에서는 감정가가 정해진 후 실제로 경매가 진행되기까진 평균 7개월 가량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경매시장은 저금리에 따른 낮은 연체율로 물건은 줄어들고, 경매에 참여하는 수요는 늘어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택 경매를 할 땐 ▲해당 주택의 권리분석 ▲집의 관리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점 ▲낙찰자가 인수해야하는 연체된 공용관리비 ▲일반매매보다 짧은 잔금납부일(1개월)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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