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영미~~이미 역사’ 금메달 아니라도 괜찮아

김태훈 기자
입력 2018.02.25 11:26 수정 2018.02.25 12:06

한국 컬링 역사상 최초로 은메달 획득

두 번째 도전 만에 결승 신화 '새 역사'

시상대 꼭대기에는 1승이 모자라 오르지 못했지만 국민들 가슴 속에서는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많은 선수들 가운데 여자컬링대표팀이 최고의 자리에 있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시상대 꼭대기에는 1승이 모자라 오르지 못했지만 국민들 가슴 속에서는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많은 선수들 가운데 여자컬링대표팀이 최고의 자리에 있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파죽지세의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이 결승에서 스웨덴에 막혀 금메달을 놓쳤다.

김은정 스킵과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로 이뤄진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은 대회 마지막 날인 2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4위 스웨덴(스킵 안나 하셀보리)에 3-8로 졌다. 한국은 9엔드서 1점을 내주며 5점 차로 벌어지자 기권했다.

예선을 치를 때도 가장 꺼렸던 상대가 스웨덴이었는데 역시 그 벽은 높았다. 예선에서 꺾은 바 있어 기대가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 및 북미 국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올림픽 컬링에서 아시아권 국가 중 최고 성적인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역사를 쓴 것이다.

한국 컬링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알렸다. 올림픽 두 번째 도전 만에 은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내용도 완벽했다. 예선에서 세계랭킹 1~5위를 연파했고, 짜릿한 명승부 끝에 한일전 설욕까지 이뤄냈다. 참가국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올림픽 첫 출전이 4년 전 소치 올림픽이다. 당시 이슬비 등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8위(3승6패)를 기록하면서 컬링의 매력을 전했다. 등록 선수도 800여명에 불과하고, 국제대회를 열 수 있는 경기장도 4곳 뿐인 열악한 환경 속에도 비인기 스포츠 설움을 딛고 뚜벅뚜벅 전진했다. 마침내 평창에서 '의성 마늘 소녀'들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시상대 꼭대기에는 1승이 모자라 오르지 못했지만 국민들 가슴 속에서는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많은 선수들 가운데 여자컬링대표팀이 최고의 자리에 있다.

팀원들의 조화를 통해 결승전에 진출한 여자 컬링대표팀은 ‘팀 킴’, ‘갈릭걸스’라 불리는 등 신드롬을 일으키며 여자 팀추월(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의 분열로 가슴이 찢어졌던 국민들에게 더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지금이 기회다. 금메달에 취해 모든 것이 완성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것보다 여지를 남겨두는 것도 컬링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분위기를 살려 컬링을 띄워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은메달의 꽃을 피운 여자컬링은 4년 후 중국 베이징 시상대 꼭대기에서 ‘영미~’ 세리머니도 꿈꿀 수 있다. 평창 이후가 더 중요하다. 컬링 매력에 푹 빠진 국민들의 성원과 격려가 절실한 때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