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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약관 들여다보겠다" 공정위 등장에 보험업계 속앓이

부광우 기자 | 2018-02-24 07:00
공정거래위원회가 보험 상품에 잘못된 약관이 없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나서면서 보험사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공정거래위원회가 보험 상품에 잘못된 약관이 없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나서면서 보험사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공정거래위원회가 보험 상품에 잘못된 약관이 없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나서면서 보험사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품을 만들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공정위의 지적이 나올 경우 어디의 잣대를 따라야 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벌써부터 터져 나온다.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놓고 불만을 드러냈다가 자칫 미운털이 박힐까 우려할 수밖에 없어 속앓이만 깊어지는 분위기다.

24일 공정위에 따르면 민원발생 빈도가 높고 계약자가 많은 암보험과 질병상해보험 등 주요 보험 상품 약관에 대해 올해 하반기 직권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좀 더 구체적인 시기와 조사 영역은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이중규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금융당국이 정한 범위 안에서 상품을 만들고 있는데 또 다른 규제 기관이 나서 이를 점검하겠다는 것은 역할 분담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보험 상품은 금융위원회에서 권한을 위임받은 금융감독원이 만든 표준약관을 기초로, 시행세칙에 따라 약관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약관 작성이나 변경 시 표준약관을 반영하지 않는 상품이 있다면 미리 금융위에 신고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상품약관 조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금감원이 시정 조치를 취한다.

이런 구조에서 만약 공정위가 보험 상품 약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설 경우 보험사로서는 혼선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공정위가 불공정약관이라 판단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는데 해당 내용이 금융당국의 표준약관과 맞지 않는 내용이라면 어느 기준에 맞춰 판단해야 할 지 난감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공정위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만들어진 상품들의 약관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할 경우 앞으로 상품 개발과 판매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보험사로서는 당장 세울 수 있는 별다른 대응책도 없는 입장이어서 사태 추이만 지켜볼 뿐"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보험 약관 조사 역량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전문 영역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수준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에 나설 경우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약관이 워낙 전문적인 분야인 만큼 이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오랜 경험을 가진 인력이 필수적"이라며 "금융당국이 아닌 공정위가 이런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으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정명령이 나오게 되면 역효과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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