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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비핵화 거리두기…北 김영철 카드 꺼낸 다목적 속내

이슬기 기자
입력 2018.02.24 03:00 수정 2018.02.23 23:27

천안함 폭침 배후 지목 대남 강경파

核 기존 입장고수 대미 메신저 역할

천안함 폭침 배후 지목 대남 강경파
核 기존 입장고수 대미 메신저 역할
南 중재 북미접촉 성사 가능성 촉각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김영철 카드’를 빼들었다.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 당시 김정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특사로 파견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한 데 이어 두 번째 거물급 인사를 보낸 것이다.

25일 경의선 육로로 방남하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당 통일전선부장으로서 대남총책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군인 출신이면서도 그간 남북 고위급·군사 회담에 여러 차례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측의 이번 정상회담 제안에 김 부위원장이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2010년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배후로 지목되는 강경파이자, 김정은 위원장의 심복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이번 ‘김영철 카드’는 북이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해석이다.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간담회에서 “김영철은 군사적 긴장완화·남북관계 진전·비핵화를 포함해 한반도의 여러 관계를 실질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아울러 통일전선부장인 김 부위원장이, 앞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군사당국회담 개최 일정을 비롯해 이산가족상봉 등 인적 교류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등 군사적 요구를 관철할 수 있을만한 거물급을 보냈다는 해석도 공존한다.

강경파 김 부위원장을 보냄으로써 핵 문제와 관련해선 자신들의 노선을 견지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미국에 보여주려는 의도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우리 정부가 북미대화를 전제로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시기를 조절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매우 희박하다.

한편 북한 대표단의 방남 기간 동안 서훈 국정원장이 김 부위원장의 ‘카운트 파트너’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북미 대화 등을 논의할 고위급 회담의 키를 쥘 것으로 보인다. 서 원장은 앞서 지난 10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제1부부장의 회동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은 확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양측의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며 서 원장이 김 부위원장의 상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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