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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이윤택의 두 얼굴 충격 '비난·의혹 증폭'

이한철 기자
입력 2018.02.20 08:58 수정 2018.02.20 08:59

성추행 인정-성폭행 부인 기자회견

추가 폭로 이어지며 진정성 의문 제기

연극 연출가 이윤택을 향한 비난 여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연극 연출가 이윤택을 향한 비난 여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연극계 거장 이윤택(66)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최근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공개 사과했지만, 추가 제기된 성폭행 의혹은 부인했다. 하지만 오히려 기자회견 이후 그를 향한 비난 여론과 성추행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윤택은 19일 오전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를 본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주장한 성추행 의혹울 인정하고 공개 사과한 것이다. 그는 이미 활동 중단과 함께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사퇴 등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추가로 이어진 성폭행 의혹은 부인했다. 17일 배우 A씨는 극·뮤지컬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이윤택 연출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과거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A씨는 2001년과 2002년 두 차례 밀양과 부산에서 이윤택 연출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윤택은 "(성폭행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성관계는 있었으나 강제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만일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이윤택의 태도가 또 다른 피해자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을 향한 추가 폭로가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연극 연출가 이윤택을 향한 추가 폭로가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실제로 기자회견이 열린 19일 추가적인 폭로가 이어지면서 이윤택을 향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19일 극단 나비꿈 이승비 대표(42)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죄스러워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립니다"라며 과거 이윤택으로부터 당한 성추행 사실을 상세히 적었다.

오래 전 국립극장 객원 단원으로 뽑혀 '떼도적'이란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는 이 대표는 "이슈가 되고 있는 그 연출가이자 그 당시 국립극장 극장장이던 그분이 공연 중인데도 불구하고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으라고 했고, 그 이유인즉슨 워낙 큰 대극장이기에 발성연습을 조금만 하자는 거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대표는 "당시는 CCTV도 없고 그는 그곳에서도 왕 같은 교주 같은 존재이기에 남아서 따로 연습에 응했다. 대사를 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다"면서 "너무 무섭고 떨려서 제 몸은 굳어져 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다.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하여 전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정신을 가다듬고 행정실로 찾아가 모든 얘기를 전했지만 그 일에 관련된 얘기는 듣지도 않고, 원래 7대3이었던 공연 횟수가 5대5로 바뀌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충격에 휩싸여 집에 오는 길에 응급실로 실려갔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그날 공연을 못 하고 전 마녀사냥을 당했다. 최초로 국립극장 공연을 빵꾸낸 이승비 배우라고…당시 모든 사람들이 날 몰아세웠고 심지어 당시 제 남자친구가 그 공연에 코러스였는데 그 친구 역시 연희단 거리패였기에 모든 것을 묵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신경안정제를 먹고 산다"는 이 대표는 "이 무시무시한 일들이 더 이상 후배들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남긴다"고 뒤늦게 성추행 사실을 공개한 이유를 전했다.

과거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던 배우 김지현 또한 "많은 분들이 증언해 주신것 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때 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제는 자신이 말한 것처럼 사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윤택의 공개 사과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면피용이었을까. 한때 거장이라 불리던 그의 발자취가 연극계에 너무나 깊고 넓은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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