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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제조업체도 '사드 덫'…위기탈피 전략 고심

손현진 기자
입력 2018.02.20 06:00 수정 2018.02.20 06:07

지난해 '사드'로 힘들었던 화장품업계…제조업체 양대산맥 실적도 '먹구름'

올해 위기 탈피 전략 고심…글로벌 전략에 힘싣고 성장동력 확보에 투자

지난해 화장품업계에 직격탄이 된 사드(THAAD) 이슈로, 국내 브랜드들을 고객사로 둔 주요 화장품 제조회사들도 수익성 악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ODM 업체 한국콜마. ⓒ한국콜마 지난해 화장품업계에 직격탄이 된 사드(THAAD) 이슈로, 국내 브랜드들을 고객사로 둔 주요 화장품 제조회사들도 수익성 악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ODM 업체 한국콜마. ⓒ한국콜마

한국콜마와 함께 주요 화장품 제조업체로 꼽히는 코스맥스. ⓒ코스맥스 한국콜마와 함께 주요 화장품 제조업체로 꼽히는 코스맥스. ⓒ코스맥스

지난해 초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이 화장품업계에 직격탄이 되면서, 국내 브랜드들을 고객사로 둔 주요 화장품 제조회사들도 수익성 악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올해 위기 탈출을 위해 글로벌 신규 고객사를 늘리는 한편, 향후 성장동력이 될 사업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본격화된 사드 이슈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주요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한국콜마는 연결기준 작년 매출액이 8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70억원, 당기순이익은 486억원으로 각각 8.8%, 8.6% 줄었다고 밝혔다.

한국콜마 측은 "화장품부문은 홈쇼핑과 H&B(헬스&뷰티) 스토어, 네트워크 판매 등 주요 유통채널 위주로 매출이 성장했지만, 사드 이슈와 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6년에는 모든 실적 지표에서 전년 대비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사업이 주력이기는 하지만, 제약부문도 전체 매출의 25~30%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에 해당한다. 지난해 제약 공장을 증설한 데 따른 비용도 영업이익 하락분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콜마와 함께 화장품 제조업체 쌍두마차로 꼽히는 코스맥스도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코스맥스와 그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연간 매출액은 각각 8840억원, 29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11.7%씩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351억원, 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33.2%, 49.7% 꺾였다.

코스맥스 측은 "중국과 미국 등 해외사업이 호조를 나타내 매출은 증가했지만, 생산 능력을 높이면서 고정비가 늘었고 환율 변화로 환율평가손실도 증가해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해외사업이 확대됐지만 신규 계약이 많았고, 사드 이슈로 해외 관광객이 줄면서 브랜드숍 등 국내 고객사들이 실적 부진에 빠진 것도 영향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코스맥스가 지난해 인수한 미국 '누월드' 공장 전경. ⓒ코스맥스 코스맥스가 지난해 인수한 미국 '누월드' 공장 전경. ⓒ코스맥스

업체별로 이같은 실적 부진을 털어낼 전략에 나서고 있다. 우선 한국콜마는 글로벌 전략에 힘을 실으면서도 제약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10.6%의 매출 성장을 이룬 북경콜마에 이어, 장쑤성 우시에 짓고 있는 무석콜마도 올해 하반기 준공된다. 최대 4억5000만개 제품 생산능력을 갖춘 무석콜마는 앞으로 중국 남동부 지역을, 북경콜마는 북부지역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북미법인이 2016년 9월 인수한 미국 화장품 ODM 업체 PTP사는 지난해 669억원의 매출을, 캐나다 CSR은 2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콜마는 북미법인을 활성화해 미국·캐나다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생산 인프라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약부문에서는 지난해 증설을 완료한 세종시 소재 신공장을 중심으로 주사제·점안제 등 무균제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 한국콜마는 CMO(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CJ헬스케어 인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인수에 드는 비용이 1조를 웃돌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부담은 적지 않지만, 한국콜마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제약사업 경쟁력 또한 대폭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 화장품 제조업체 '누월드'를 인수한 코스맥스도 올해 해외사업을 더욱 확대한다. 코스맥스 미국법인은 2013년 인수한 오하이오주 솔론 공장과 누월드의 통합 생산 기지를 구축해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북미와 남미, EU지역 고객사를 확보해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또 태국과 러시아, 미얀마 등 신흥 수출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한국·미국·중국·인니·태국 등 현지 법인을 연결하는 통일된 시스템으로 효율을 높여갈 예정이다. 현지 법인의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가는 것이 목표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향후 중장기 목표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성장성과 의약품의 수익성을 겸비한 '종합 헬스&뷰티 넘버원' ODM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국내외 신수요 창출과 해외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성장성 강화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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