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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인사 ‘빙속 여제’에 걸맞은 품격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8.02.19 00:01 수정 2018.02.19 05:56

금메달 고다이라에게 다가가 "존경스럽다" 경의 표해

이상화(29)가 아시아 스케이터 최초로 3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그는 ‘빙속 여제’에 걸맞은 품격을 보이며 큰 감동까지 전했다.

이상화가 18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15조에서 고 아리사(30·일본)와 레이스를 벌였다. 올림픽 신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고다이라 나오(31·일본)에 이은 경기였다. 부담이 클 수 있었지만 차분히 경기에 임했다.

이상화는 100m 구간을 고다이라보다 빠르게(10초 20) 통과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고 ‘37초 33’에 결승선을 넘어섰다. 고다이라(36초 94)를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온 힘을 다한 ‘은빛 질주’였다.

고다이라의 성장세는 ‘진짜’였다.

고다이라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12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5위에 머문 선수였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의 경쟁자라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2014년 네덜란드 유학 후 달라졌다. 지난 시즌부터 국가대표 선발전을 포함해 국내외 각종 대회에서 2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고다이라는 지난해 강릉 세계선수권과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도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던 이상화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 월드컵 무대에서도 7번 모두 웃었다. 이상화는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지만 2위만 5번 차지했다. 평창에서도 놀라운 레이스를 보였지만 고다이라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상화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온전히 준비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하지정맥류는 지난해 수술을 받았지만 완전치 않은 상태였다. 무릎에는 여전히 물이 차 있었다. 그런 몸으로 최강자로 올라선 고다이라에 버금가는 레이스를 보여줬다.

이상화는 경기 후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고생한 시간이 떠올랐다. 올림픽 2연패가 가져다준 부담도 굉장했다. 그의 눈물은 아쉬움보단 후련함의 의미였다. 올림픽에 처음으로 부모님이 오셨고, 7000여 관중 앞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상화는 경기 후에도 ‘빙속 여제’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자 고다리아가 손을 내밀었다. 둘은 서로를 꼭 껴안았고 축하와 격려를 나눴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1000m까지 뛰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뛰어 좋은 기록을 냈다”면서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고다이라도 “당신에게 배울 점이 무척이나 많다”면서 은메달을 획득한 ‘빙속 여제’를 격려했다. 관중들은 치열한 경쟁 후 보인 훈훈한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상화는 올림픽 3연패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3연속 메달 획득이란 대업을 이뤄냈다. 여전히 실력과 품격을 겸비한 ‘빙속 여제’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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