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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 금메달, 재능과 노력의 환상적 하모니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8.02.16 15:26 수정 2018.02.16 18:29

올림픽 스켈레톤 사상 첫 아시아 금메달

상상할 수 없는 땀방울 흘려..재능에 노력 더한 결과

윤성빈 금메달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윤성빈 금메달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세계랭킹 1위’ 윤성빈(23·강원도청)이 연이은 신기록 달성과 함께 명실상부한 ‘스켈레톤 황제’로 우뚝 섰다.

윤성빈은 16일 오전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3, 4차 시기에서 50초 18, 50초 02를 기록했다.

4차 시기 합계 3분 20초 55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을 따낸 러시아의 니카타 트레구보프(합계 3분 22초 18) 보다 무려 1초 63이나 앞섰다.

윤성빈은 전날 열린 1, 2차 시기부터 신기록 행진을 보였다. 1차 시기에는 트랙 레코드를 썼다. 깔끔한 출발(4초 62)을 보였고 50초 28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차 시기에서는 더욱 놀라운 질주를 보였다. 4초 59를 기록하며 스타트 레코드(4초 61)를 깼다. 50초 07로 결승선에 들어오면서 1차 시기에서 세운 트랙 레코드를 곧바로 경신했다.

이변은 없었다. 윤성빈은 3, 4차 시기에서도 환상적인 레이스를 이어갔다.

3차 시기에서는 4초 64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고, 50초 18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1차 시기보다 빠른 주행이었다. 마지막 4차 시기에서는 가장 빠른 기록을 남겼다. 50초 02로 결승선에 도달하면서 전날 자신이 세운 트랙 레코드를 뛰어넘었다.

윤성빈은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새로운 스켈레톤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윤성빈은 타고난 ‘천재’다. 배구 선수 출신 아버지와 탁구 선수 출신 어머니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178cm로 큰 키는 아니지만 제자리 점프로 농구 골대를 잡을 만큼 운동 신경이 남달랐다.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에서야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제아무리 운동 신경이 뛰어나다 한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재능’에 ‘노력’을 더했다. 윤성빈은 대중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땀방울을 쏟아냈다.

우선 몸을 키웠다. 70kg의 몸무게를 하루 8끼니를 챙겨 먹고 고강도 근력 운동을 통해 87kg까지 올렸다. 매일 팔굽혀펴기 1000개 이상을 실시했고 240kg의 스쿼드 역기를 들며 허벅지 근육을 단련했다.

운동을 쉬고,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은 날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맛보다는 닭 가슴살이나 당분이 없는 떡 같은 건강식을 계속해서 먹었고, 운동을 거르는 일도 없었다.

윤성빈 금메달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윤성빈 금메달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피나는 노력은 결과로 드러났다. 윤성빈은 스켈레톤 입문 3개월 만에 국가대표가 됐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대학생 형들을 제치며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11월, 첫 공식 대회(북아메리카컵 1차 대회)에 나서 23위를 기록했다. 8일 뒤 치러진 2차 북아메리카컵 대회에서는 참가 선수 25명 중 15위에 올랐다.

거침이 없었다. 윤성빈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했다. 한국 스켈레톤 역사상 최고 성적인 16위에 올랐다. 메달권과 거리가 있었지만, 윤성빈의 빠른 성장세는 희망을 주기 충분했다.

2015-16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7차 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올림픽을 코앞에 둔 2017-18시즌, 윤성빈은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7번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지난 10년간 월드컵에서만 50회 이상 우승하고, 세계 선수권 5회 정상에 오른 ‘구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를 넘어섰다. 한국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평창에서는 역대 최고의 성적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최초였다. 유럽과 북미로 양분됐던 스켈레톤 역사를 새롭게 썼다. 윤성빈은 타고난 재능과 남모를 노력, 고통에 가까운 훈련을 이겨낸 정신력을 바탕으로 ‘스켈레톤 황제’에 등극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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