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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내실화 나선 생보업계…"뜻대로 안 되네"

부광우 기자
입력 2018.02.16 06:00 수정 2018.02.16 07:08

최근 1년 간 자산 증가율 7.3%…이전보다 성장 속도 둔화

IFRS17 대비 영향이라지만…더 떨어진 투자 수익률 우려

국내 25개 생명보험사들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자산은 총 825조7981억원으로 전년 동기(769조6521억원) 대비 7.3%(56조1460억원) 늘었다. 2013년 말부터 2016년 말까지 이전 3년 간 생보사들의 자산 성장율이 연평균 10.3%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아진 수준이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25개 생명보험사들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자산은 총 825조7981억원으로 전년 동기(769조6521억원) 대비 7.3%(56조1460억원) 늘었다. 2013년 말부터 2016년 말까지 이전 3년 간 생보사들의 자산 성장율이 연평균 10.3%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아진 수준이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자산 규모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가 본격화하면서 생보사들이 덩치 불리기 경쟁에서 벗어나 자산운용의 내실화에 나선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생보업계의 투자 수익률은 오히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25개 생보사들의 자산은 총 825조7981억원으로 전년 동기(769조6521억원) 대비 7.3%(56조1460억원) 늘었다.

이 같은 생보업계의 자산 증가율은 과거에 비교해 확연히 낮아진 수치다. 2013년 말부터 2016년 말까지 이전 3년 간 생보사들의 자산은 597조4801억원에서 782조1621억원으로 30.9%(184조6820억원) 늘면서 연평균 10.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생보업계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주요인 가운데 하나는 점차 본격 시행이 다가오는 IFRS17에 있다는 해석이다. 2021년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이 향후 내줘야 할 보험금 부채는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된다. 이렇게 되면 부채 증가가 불가피해 보험사들은 재무 상태 악화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더욱 우려는 키우는 부분은 얼마 전까지 자산 불리기 경쟁을 벌이며 생보사들이 대거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성 보험들이다. 이런 상품들은 IFRS17 아래서 생보사에게 독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다.

IFRS17가 실시되면 보험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은 과거 계약까지 소급, 모두 시가로 평가돼 보험 부채로 잡힌다. 즉, 고액 계약을 많이 유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상품을 쏟아냈던 생보사일수록 보험 부채가 더 커지고, 이에 따라 IFRS17 아래에서는 재무 건전성이 더욱 취약한 보험사로 평가받게 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 평가의 척도는 자산 규모가 아닌 재무 건전성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가파르게 오르던 생보업계의 자산 증가 곡선 기울기가 최근 들어 주춤해진 이유다.

문제는 이에 따른 효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생보업계가 일단 무리한 몸집 확대에 브레이크를 밟긴 했지만, 이를 통해 거둬야 할 진짜 성과인 자산운용 효율성 개선으로까지는 아직 이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 생보사들의 지난해 11월 말 운용자산이익률은 3.66%로 전년 동기(3.96%) 대비 0.30%포인트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장기간 계속돼 온 초저금리 기조가 깨지고 있다는 점은 생보업계에 희소식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그 만큼 투자 수익률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금리 흐름에만 기대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의 경우 금리 반등이 막 시작된 시점이어서 이에 따른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너무 빠른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운용자산수익률이 더 떨어졌다는 현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며 "특히 예전에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성 보험들에 따른 역마진 우려를 상쇄하긴 위해서는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률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생보사들이 자산운용 효율화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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