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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공포의 2월…내수판매 최악 부진 예상

박영국 기자
입력 2018.02.15 06:00 수정 2018.02.15 06:04

수요 정체 속 설 연휴로 영업일수 감소

신차 없는 한국지엠, 르노삼성 낙폭 클 듯

완성차 5사 로고.ⓒ각사 완성차 5사 로고.ⓒ각사

수요 정체 속 설 연휴로 영업일수 감소
신차 없는 한국지엠, 르노삼성 낙폭 클 듯


자동차 업계가 2월 내수 시장에서 최악의 부진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자체가 정체 상태인데다 설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까지 겹치며 생산과 판매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연초 판매 확대를 이끌 신차가 없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낙폭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 모두 2월 판매실적에서 낙폭에 차이가 있을 뿐 전년 동월대비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월에는 내수 판매에서 소폭이나마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월에는 1월에 증가한 것 이상의 감소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설 연휴 기저효과’를 1월에 끌어 쓴 탓이다.

1월 완성차 5사는 전년 동월대비 5.9% 증가한 11만2452대를 팔았다. 내수시장 수요 자체가 좋아졌다기보다는 지난해 1월에 비해 영업일수가 늘었던 효과가 컸다. 지난해는 금요일인 1월 27일과 월요일인 30일이 설 연휴에 포함됐지만 올해는 설 연휴가 2월로 밀렸다.

영업일수가 늘어난 것에 비하면 5.9%의 판매 증가율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반대로 2월에는 평일인 15일과 16일이 설 연휴에 포함돼 있어 지난해 2월보다 영업일수가 이틀 줄어든다. 지난해 2월 완성차 5사의 판매실적은 현대자동차 5만3113대, 기아자동차 3만9158대, 한국지엠 1만1227대, 쌍용자동차 8106대, 르노삼성자동차 8008대 등 총 11만9612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 실적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기본적으로 내수시장 상황이 썩 좋지 않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계속되고 있고, 유가도 계속해서 오르며 자동차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18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전망’에서 연간 내수판매를 182만대로 예상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인 179만3000대(산업통상자원부 집계) 대비 불과 1.5%, 대수로는 2만7000대 증가한 규모다.

그나마 증가분의 대부분은 수입차 몫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올해 수입차 판매를 25만6000대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9.8%, 2만3000대 증가한 규모다.

시장 성장 요인이 없는 가운데 영업일수가 감소한다면 고스란히 판매 감소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업체별 희비도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판매실적을 견인할 신차가 있는 업체라면 그나마 낙폭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소폭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 달라진 게 주력 차종의 노후화 밖에 없는 업체라면 경착륙을 각오해야 한다.

현대차의 경우 볼륨이 큰 중형 SUV 시장에 싼타페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는다. 워낙 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던 모델인데다, 사전계약 시작 첫 날 8000대를 넘어서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 일단 판매만 시작되면 현대차의 실적을 지탱해줄 능력은 충분하다.

다만 출시 시기가 이달 하순이라 2월 실적에 충분한 물량이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월평균 1만대씩 팔리던 그랜저의 기세가 올 들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신형 싼타페의 실적이 그랜저의 감소분을 상쇄해줄 수 있을지 여부가 현대차 전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K3 풀체인지 모델과 K5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 그동안 회사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세단 라인업 ‘K시리즈’의 선전이 관건이다.

K3는 그동안 아반떼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했던 기아차의 준중형 라인업을 되살려줄 기대주다. 디자인이 완전히 개선됐을 뿐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차세대 파워트레인인 ‘스마트스트림’을 가장 먼저 장착해 연비 측면에서 아반떼를 압도한다는 점이 큰 무기다. 다만 출시일이 오는 27일이라 이달 중 판매할 수 있는 날짜는 단 이틀에 불과하다.

지난달 출시된 K5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디자인이 한층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기아차의 실적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 싼타페의 출시로 그동안 중형 SUV 시장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쏘렌토 판매가 주춤해질 가능성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쌍용차는 연초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가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 1월 판매실적은 이전 모델인 코란도 스포츠의 지난해 1월 판매보다 700여대 많았지만, 점점 늙어가는 티볼리의 판매 감소분을 상쇄하려면 더 힘을 내야 한다.

한국지엠은 올해 유일한 기대주인 중형 SUV 에퀴녹스가 아직 출격 대기 중인지라 2월에는 딱히 기대할 만한 변수가 없다.

경차 마티즈부터 플래그십 세단 임팔라까지 전 차종이 부진에 빠지면서 지난달 영업일수가 전년보다 늘어난 상황에서도 32.6% 감소한 7844대 판매에 그친 한국지엠이 이달 지난해 2월 판매실적(1만1227대)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보다 1월 실적에서 100여대 차이까지 따라온 쌍용차에 완성차 3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겪을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더구나 지난 13일 군산공장 폐쇄 발표로 비난 여론까지 일며 판매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르노삼성 역시 큰 폭의 실적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주력인 SM6와 QM6의 힘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백전노장’ SM5가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 실적을 견인해 줄 클리오가 상륙하려면 2분기까지는 기다려야 하니 2월 실적은 6402대에 불과했던 1월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1월에 영업일수에서 이익을 봤으니 2월에는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 “일부 신차들도 실판매가 월말부터 이뤄져 실적 반영 효과가 크지 않은 만큼 완성차 판매가 전체적으로 전년 동월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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