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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유승민 "바른미래당 가야 할 길, 지도에 없는 새로운 길"

이동우 기자
입력 2018.02.13 15:46 수정 2018.02.13 20:53

"보수·중도·진보냐, 단어 중요한것 아냐"

"바른미래, 따뜻한 공동체 만드는 데 목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신임 공동대표는 "우리 바른미래당이 가야 할 길도 지도에 없는 새로운 길"이라며 "우리는 지금 한국정치사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유 공동대표는 1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 인사말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낸다면 우리는 죽음의 계곡을 살아서 건널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당화, 패거리, 계파는 민주정당에서 있어서는 안될 구태"라며 "당대당 통합의 정신, 일대일 통합의 원칙을 지켜가면서 모든 일들을 공정하게, 투명하게 처리하고, 서로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화합하면 분파주의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공동대표는 "개혁적 보수냐, 합리적 중도냐, 아니면 합리적 진보냐를 두고 우리는 진통을 겪었다"면서 "보수냐 중도냐 진보냐, 그 단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내용과 본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를 보여드리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들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생각, 정책, 입법, 예산의 중요한 일들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원칙을 행동으로 보여드리면, 우리의 정체성은 그것으로 결정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유 공동대표는 "지금 우리는 죽음의 계곡을 지나고 있다. 이 춥고 어두운 계곡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만났다"면서 "우리 모두 사즉생의 결기를 다진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낸다면 우리는 죽음의 계곡을 살아서 건널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인사말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바른미래당의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두 당은 바른미래당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난 1월 18일 저와 안철수대표는 “미래를 위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습니다.“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정치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이 약속을 지킬 것이고, 이 약속이 지켜지길 바랍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역사 속으로 보내면서 저는 그 동안 두 당을 사랑해주셨던 모든 국민들께, 모든 당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바른미래당이 더 많은 국민들의 더 큰 사랑을 받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바른미래당의 첫 대표로서 저의 임무는 분명합니다. 저의 임무는 바른미래당을 성공한 정당으로 만드는 것 뿐입니다. 바른미래당의 성공을 위해 저는 대표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제가 해야만 하는 모든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이 길이 결코 쉽지 않은 가시밭길이라는 것,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정면으로 극복해내겠습니다. 저는 바른미래당의 공동대표로서 박주선 대표님과 함께 6.13 지방선거를 책임지고 치르겠습니다. 전국의 모든 광역과 기초 지역에 바른미래당의 후보를 내겠습니다. 지금부터 인재를 발굴하고 좋은 후보를 내는 일을 시작하겠습니다. 청년과 여성, 그리고 깨끗하고 유능한 정치신인에게 바른미래당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세상을 제대로 바꾸고 싶은 열망이 있다면, 바른미래당에서 함께 바른미래를 만들어봅시다.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는 바른미래당의 주역들이 다 모였습니다. 저는 대표로서 여러분에게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하나입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분파주의를 배격할 것입니다. 사당화, 패거리, 계파는 민주정당에서 있어서는 안될 구태입니다. 당대당 통합의 정신, 일대일 통합의 원칙을 지켜가면서 모든 일들을 공정하게, 투명하게 처리하고, 서로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화합하면 분파주의는 사라질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 개개인의 이익보다 당의 성공을 우선해야 할 절박한 때입니다.

새누리당을 떠나온 바른정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을 떠나온 국민의당 한 지붕 두 가족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느냐, 어떻게 화학적 결합을 하느냐, 어떻게 두 힘을 하나의 더 큰 힘으로 만드느냐? 하나가 되는 이 길에서 어려움이 닥칠 때, 우리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통합의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합시다. 바른정당 여러분은 왜 자유한국당에 가지 않고 여기에 왔습니까? 국민의당 여러분은 왜 더불어민주당에, 민주평화당에 가지 않고 여기에 왔습니까?

우리를 결속시킨 것은 가치입니다. 우리의 뜻과 의지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동지(同志)’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뜻이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치를 하는 이유와 목표, 그리고 우리의 비전과 희망이 오늘 우리를 이 자리에 모았습니다. 누가 가라고 한 것도 아니고 우리 모두 스스로 제 발로 걸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바른미래당에서 우리는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바른미래당을 탄생시켰습니다.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그 동안 몇몇 여론조사에서 신당에 대한 지지도는 고무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부터 바른미래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우리가 하기 나름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지지를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국민들께서 우리를 지지하고 사랑할 이유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 같은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를 지지할 수 없다는 건전보수 국민들에게, 우리는 진짜 보수의 새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시대착오적인 운동권 진보의 불안하고 무책임한 국정운영에 실망하고 등을 돌리기 시작한 국민들에게, 우리는 바른미래당이 더 믿을 만한 대안정당임을 증명해내야 합니다. 그래야만 바른미래당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대표로서 바른미래당의 지향점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생각의 차이가 있고, 생각의 차이는 민주정당 내에서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같은 정당을 한다면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 큰 틀에서 지향하는 바가 같아야 합니다. 이 자리를 함께 하신 동지 여러분과 저는 바른미래당의 지향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우리 바른미래당은 정치를 하는 자세부터 바르게 하겠습니다. 얼마전 매섭게 추웠던 날, 광주 양동시장을 찾아갔습니다.

생선가게를 하시는 부부는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정치인들은 자기들이 정치를 하는 줄 착각하고 있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하는 거다. 이걸 잊지 마라.”이 말이 무슨 뜻인지, 저는 깊이 생각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우리 정치인들은 국민의 깊은 뜻을 헤아리고 받들어야 하는 심부름꾼에 불과합니다.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정치, 우리가 합시다.

우선, 깨끗한 정치부터 꼭 해봅시다. 부정부패, 비리와 부조리는 절대 발을 못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바른미래당의 공직후보자, 당직자들에게 엄격한 윤리기준을 적용하겠습니다. 역대 어느 정당보다 강력하고 독립적인 윤리위원회를 출범시켜 당의 자정기능을 강화하겠습니다. 구태정치와 결별합시다.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낡은 지역주의는 반드시 극복하겠습니다. 지역, 세대, 계층간 갈등을 이용해서 표를 얻으려는 구태와 결별하겠습니다. 우리 스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습니다. 갑질, 계파, 사당화 같은 구태정치와 결별하겠습니다.

국민 앞에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합시다. 바른미래당이 탄생하기까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정치인에게 정체성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우리가 정치를 하는 철학, 이념, 노선입니다.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내가 왜 정치를 하느냐에 대한 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에게 정체성은 생명처럼 소중한 것입니다. 개혁적 보수냐, 합리적 중도냐, 아니면 합리적 진보냐를 두고 우리는 진통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보수냐 중도냐 진보냐, 그 단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내용과 본질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를 보여드리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들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생각, 정책, 입법, 예산의 중요한 일들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원칙을 행동으로 보여드리면, 우리의 정체성은 그것으로 결정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다른 말로 포장하려고 해도 정체성은 감출 수가 없는 것입니다.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그 출발점은 대한민국의 번영과 안전, 그리고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올바른 길을 가겠다는 우리의 정신과 의지입니다. 우리는 정의와 공정, 자유와 평등, 인권과 법치라는 헌법가치를 소중하게 받들 것입니다. 민주공화국의 두 기둥인 자유민주주의와 공화주의는 우리의 확고한 이념입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도 우리의 확고한 이념입니다.

이 가치의 기반 위에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길을 찾아내고, 진정한 개혁을 용감하게 해나갈 것입니다.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불평등과 같은 시대적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안보와 경제성장, 일자리를 튼튼하게 지킬 것입니다.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민생을 알뜰하게 챙길 것입니다.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지 여러분! 바른미래당은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위험에 처한 국가안보를 튼튼하게 지키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안보는 우리 모두에게 죽고 사는 문제이자,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문제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진보정권도, 보수정권도 북의 핵과 미사일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서로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보수와 진보 모두 반성해야 합니다.

전쟁 방지와 북핵 제거는 대한민국 안보가 당면한 목표입니다. 바른미래당의 안보는 이 두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북의 핵미사일이 초래한 최악의 안보위기는 지금 평창올림픽에 잠시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많은 국민들은 올림픽 이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도, 북핵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최고 수준의 제재와 압박, 그리고 굳건한 한미동맹은 필수입니다.

강력한 제재와 압박으로 김정은을 비핵화의 협상테이블로 불러내야 합니다. 상호 불신으로 흔들리는 한미동맹을 다시 굳건히 해서, 전쟁을 초래할 수 있는 군사옵션을 미국이 사용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북한의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한미연합전력은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 일은 불안하고 위험한 문재인 정부에게 맡겨둘 수 없습니다. 바른미래당이 국민과 함께 나서서 전쟁을 막고 북핵을 제거하는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도 바른미래당의 대안은 달라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환상을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과 공공부문 일자리를 마구 늘리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은 과감하게 속도를 줄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 대신 바른미래당은 혁신성장이 뿌리를 내리도록 노동, 규제, 교육, 과학기술의 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중소기업과 창업벤처가 일자리를 만들도록 이들의 창의와 혁신을 도와드리겠습니다.

바른미래당의 민생은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목표를 두겠습니다. 복지는 중부담 중복지의 원칙 하에 국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국민의 세금을 쓰겠습니다. 노동은 비정규직, 여성, 저임금 노동자 등 차별과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노사가 기득권을 양보하도록 설득하겠습니다. 교육은 공교육 안에서 기회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누구나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지 여러분! 바른미래당은 정도를 걷겠습니다. 우리는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 무책임하고 불안한 운동권 진보와 분명 다른 길을 갈 것입니다. 우리는 불안하고 무능한 집권여당과 경쟁해서 승리하는 수권정당이 될 것이고, 자유한국당과 경쟁해서 승리하는 중도보수의 개혁정당이 될 것입니다. 우리 바른미래당은 건전한 상식과 덕성을 가진 대다수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바른정당을 창당한 이후 지도에 없던 길을 걸어왔습니다. 우리 바른미래당이 가야 할 길도 지도에 없는 새로운 길입니다. 우리는 지금 한국정치사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저는 석달 전 바른정당의 대표가 되면서 약속했습니다. 동지들의 손을 잡고 죽음의 계곡을 반드시 살아서 건너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표인 제가 가장 먼저 죽음의 계곡에 들어갈 것이고, 제가 맨 마지막에 나올 거라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죽음의 계곡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 춥고 어두운 계곡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만났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겨울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사즉생의 결기를 다집시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낸다면 우리는 죽음의 계곡을 살아서 건널 것입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동지 여러분, 같이 갑시다. 감사합니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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