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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바라보는 두 시선 ‘대화 의지’ vs ‘선전 도구’

이슬기 기자
입력 2018.02.10 19:14 수정 2018.02.11 07:22

문 대통령, 오늘 북 고위급 대표단과 오찬 회동

核 놓고 북미 이견 팽팽, 올림픽 후 원상 복귀?

문 대통령, 오늘 북 고위급 대표단과 오찬 회동
김정은 南北정상회담 타진, 대화 분위기 급물살
核 놓고 북미 이견 팽팽, 올림픽 후 원상 복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9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강원도 평창 KTX 진부역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9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강원도 평창 KTX 진부역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여정 카드’의 의미는 간단치 않다. ‘포스트 평창’(평창올림픽 이후) 구상이 절실한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평화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반면 북한이 올림픽을 선전의 장으로 활용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청와대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방남과 관련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북쪽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평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김 부부장이 김일성 일가 직계가족의 최초 방남이자, 김 위원장의 ‘대리인’으로 여길만한 정치적 무게감을 지녔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 혼자 올 때보다 훨씬 비중 있는 역할을 가지고 올 것이며, 우리와 대화한다면 상당히 무게감 있는 대화가 오가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제 김여정 부부장은 1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하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또 “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북한 방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북핵 문제로 한반도 갈등 지수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만의 의사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라 북핵 문제의 실질적인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의 관계 개선 여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 김 부부장을 파견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킴으로써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과시하는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김여정 카드’를 공개한 직후 전 세계 언론과 외교가의 주목을 끌었다. 흥행면에서 볼 때 역대급이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빛을 낼지 미지수다.

특히 핵을 둘러싼 북·미간 입장 차가 뚜렷하다. 북한은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 반면, 미국은 ‘비핵화 전제’라는 기조에 변함이 없다. 북미 대화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뜻이다.

이렇게 될 경우, 남북대화나 평화 국면 조성은 평창 올림픽 기간에만 유효한 일시적 이벤트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포스트 평창’은 올림픽 이전으로 원상복귀될 거란 의미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9일 문재인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을 초청한 리셉션 행사에 사실상 불참하면서, 깊게 패인 북미 간 갈등의 골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문 대통령의 환영사 펜스 부통령의 좌석은 비었으며, 환영사가 끝난 뒤 펜스 부통령은 각국 정상과 일일이 악수를 했으나 김 상임위원장과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그는 착석하지 않고 5분만에 퇴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펜스 부통령이 저녁 식사에 불참하는 것으로 사전 협의가 되어 있었다”는 입장을 뒤늦게 발표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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