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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안 통하는 연금저축보험 수익률

부광우 기자
입력 2018.02.12 06:00 수정 2018.02.12 06:22

10대 대형 상품 연평균 수익률 3.37%…전체 평균 밑돌아

가입자 1/3 이상 차지 '쏠림 심각'…쌓여가는 소비자 불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판매하기 시작한 지 10년 이상이 경과한 202개 금리연동형 연금저축보험의 연평균 수익률은 3.37%로 집계됐다. 이중 계약 유지 건수 상위 10개 상품이 지난해 말까지 거둔 연평균 수익률은 3.20%로 전체 평균 대비 0.17%포인트 낮았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판매하기 시작한 지 10년 이상이 경과한 202개 금리연동형 연금저축보험의 연평균 수익률은 3.37%로 집계됐다. 이중 계약 유지 건수 상위 10개 상품이 지난해 말까지 거둔 연평균 수익률은 3.20%로 전체 평균 대비 0.17%포인트 낮았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많은 가입자를 끌어 모은 상당수 대형 연금저축보험들의 수익률이 해당 상품군 평균 수익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덩치가 크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대마불사 논리가 연금저축보험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 같은 주요 연금저축보험에 대한 가입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기 상품을 선택한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보험사들의 부실한 수익률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판매하기 시작한 지 10년 이상이 경과한 202개 금리연동형 연금저축보험의 연평균 수익률은 3.37%로 집계됐다.

연금저축보험은 각 금융권에서 판매되는 연금저축 중 보험사가 취급하는 상품으로, 연금 기능에 소득공제 혜택도 있어 대표적인 노후 대비 금융 수단으로 꼽힌다. 연금저축보험은 은행이나 증권사가 판매하는 연금저축과 달리 연금 수령 기간을 고정할 필요가 없고 일정 시기와 종신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품별로 보면 가입자가 많은 연금저축보험 상품들의 수익률이 오히려 신통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 연금저축보험들 중 계약 유지 건수 상위 10개 상품이 지난해 말까지 거둔 연평균 수익률은 3.20%로 전체 평균 대비 0.17%포인트 낮았다.

실제 해당 10개 상품 가운데 절반이 넘는 6개의 수익률이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이중 3만6963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KB생명 연금저축KB프라임연금보험의 연평균 수익률이 2.87%로 유일하게 3% 이하를 기록하며 가장 낮았다. 유지 계약이 5만6036건으로 최대인 농협생명의 연금저축세테크연금공제(v2)의 연평균 수익률도 3.11%로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이밖에 2006년 4월부터 판매된 교보생명 연금저축교보연금보험(3.18%)을 비롯해 삼성생명 연금저축삼성골드연금보험1.1(3.00%), 삼성생명 연금저축삼성골드연금보험B1.1(3.00%), 미래에셋생명 연금저축SAVE연금보험·Ⅰ·Ⅱ(3.17%) 등의 연평균 수익률이 전체 평균 이하였다.

문제는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이 같은 대형 상품에 가입자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점이다. 그 만큼 통상적인 연금저축보험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을 거두게 될 것으로 보이는 고객들이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연금저축보험 계약 유지 상위 10개 상품에 가입하고 있는 고객은 총 41만7208명으로 조사 대상 전체 연금저축보험 가입자(113만2265명)의 36.8%에 이른다.

좀 더 시야를 넓혀 봐도 상황은 비슷했다. 계약 유지 건수가 1만건이 넘는 34개 연금저축보험의 연평균 수익률은 3.35%로 상위 10개 대형 상품들보다는 높았지만, 여전히 전체 평균보다는 다소(0.02%) 낮은 수준이었다. 오히려 유지 가입자가 100건 미만인 초소형 연금저축보험 26개 상품의 수익률이 3.77%로 전체 평균 대비 0.40%포인트 높았다.

금융사들의 상품 수익률에 대한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욱이 연금저축보험처럼 미래를 위해 장기 투자하는 상품일수록 수익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까닭에 고객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가입자가 많은 상품의 수익률이 더 떨어진다는 점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 상품의 수익률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금융사 스스로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적극적인 자산운용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되돌아봐야 한다"며 "연금저축과 같은 노후·은퇴 상품이 가입자를 많이 유치하고도 수익률은 도리어 낮다면 금융사가 당장의 장기 고객 유치를 통한 자금 조달에만 신경 쓰고 사후관리에는 소홀했던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보험업계에서는 깊은 고민 없이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면 뒤늦게 후회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만기까지 유지하면 절세 상품이지만 중도에 해지하려면 오히려 혜택을 토해내야 하는 만큼 신중한 계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후 금융 상품들은 장기간 운용이 중요한데 의외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에 휩쓸려 충동적으로 가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금처축 보험의 경우 만기까지 유지하면 절세 상품이지만 중도 해지 시 기타소득세가 부과되는 등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만큼 신중히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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