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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흔드는 북한의 '선전(宣傳) 게임'

이충재 기자
입력 2018.02.08 18:02 수정 2018.02.08 19:07

세계인의 축제가 '정치의 장' 될라...커지는 우려'

김여정 방남에 관심 집중…"북한이슈가 집어삼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 본진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 본진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평창의 정치화' 우려가 가라안지 않고 있다. 동계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평창에 드리운 '평양의 그늘'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탓이 크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여동생인 김여정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찾기로 하면서 평창에 쏠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김씨 일가를 뜻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일원이 남측 땅을 밟는 것 자체가 파격적 결정이다.

7일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서 북측 예술단이 강릉 아트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만경봉-92호에서 하선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7일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서 북측 예술단이 강릉 아트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만경봉-92호에서 하선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여정 방남에 관심 집중…"북한이슈가 집어삼켜"

평화 올림픽을 앞세운 우리 정부는 그동안 남북 단일팀과 공동 입장,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 사용, 문화공연단 방남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올림픽 기간 중에도 평창이 북한을 위한 '선전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에서 벌어진 북한의 선전전은 올림픽 이후에도 우리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욱이 국제사회의 강력 제재 대상인 북한을 '귀빈'으로 모시는 우리 정부의 태도 자체가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자칫 북한에 한없이 호의적인 정권으로 '찍혀'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한미동맹에 균열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월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박상학 상임대표와 탈북자 단체 회원들이 '국호, 국가, 국기 없는 망국적 평양올림픽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인공기 사진이 들어간 인쇄물을 찢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월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박상학 상임대표와 탈북자 단체 회원들이 '국호, 국가, 국기 없는 망국적 평양올림픽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인공기 사진이 들어간 인쇄물을 찢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귀빈 모시기'에 대북제재 '예외'로 허물어 버린 정부

실제 우리 정부는 지난 6일 북한 예술단을 태운 만경봉 92호 입항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응해 북한 선박 입항을 금지했던 제재를 예외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정부는 북한이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에 전세기를 보내 미국 대북 제재에도 또 다시 '예외'를 뒀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된 김여정은 미국 정부가 직접 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은 안보리 결의 2356호의 여행금지 및 자산동결 대상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북한의 이번 대표단은 올림픽 축하와 함께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북쪽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평가한다"며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 여동생으로 노동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 정부는 고위급 대표단이 남쪽에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게 준비에 소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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