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화장품사업 뛰어드는 제약사들…성공사례는 '가뭄에 콩'

손현진 기자
입력 2018.02.01 06:00 수정 2018.02.01 05:54

국내 제약사들, '블루오션' 화장품 시장에 눈독…신규 진출 속속 이뤄져

라미화장품·블랑씨 등 실패 사례 압도적…시장진출 위한 전략 체계화 시급

제약업계의 기능성 화장품 도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성공사례는 극히 적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셀큐어'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김태희. ⓒ셀트리온스킨큐어 제약업계의 기능성 화장품 도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성공사례는 극히 적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셀큐어'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김태희. ⓒ셀트리온스킨큐어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진출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제약업계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성공사례는 극히 적은 편이다. 화장품사업에 앞서 유통채널 확보나 마케팅 전략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무리한 투자를 할 경우 오히려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제약사들의 화장품 시장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약가인하 등 여러 규제로 의약품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는 것과 달리, 기능성 화장품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며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글로벌 기능성 화장품 시장은 약 35조원 규모로, 연평균 8%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5000억원 수준이지만 글로벌 시장 부흥에 힘입어 연평균 15%씩 고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25개 내외의 제약기업과 18개 내외의 바이오기업이 화장품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동구바이오제약은 미래성장을 위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수년간 국내 피부과 의약품 처방 1위 제약사로 이름을 올렸던 만큼,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2014년 펩타이드 소재 기능성 화장품 개발사 '노바셀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2016년 탄생한 3D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셀블룸'은 지난해 기내 면세점과 드럭스토어에 입점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 병·의원 유통망까지 보유하고 있어 전망이 밝은 편이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는 "셀블룸은 지난해 기내 면세점에 입점해 인기를 끌었다"며 "올해는 피부과 병·의원 유통망을 활용해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의 이 같은 도전에 비해 성공사례는 드문 편이다. 한 주요 제약사 관계자는 "화장품 분야는 제약사가 도전해서 잘 된 케이스가 없다"며 "그럼에도 화장품은 신약개발보다 실패할 확률이 낮고 진입장벽 또한 낮다는 인식 탓에 새로운 사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제약이 2015년 4월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 ⓒ동국제약 동국제약이 2015년 4월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 ⓒ동국제약

그나마 성공한 사례로 통하는 것은 동국제약의 화장품 브랜드에서 선보인 '마데카크림'이다. 동국제약은 2015년 4월 '센텔리안24' 브랜드를 론칭하고, 자사 상처치료 연고제 '마데카솔'을 접목한 마데카크림을 출시했다. 마데카크림은 론칭 1년 만인 2016년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고, 한해 매출은 400억원에 달했다.

마데카크림의 성공 배경으로는 홈쇼핑 판매 호조가 꼽힌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홈쇼핑 판매에서 피부 재생을 돕는 마데카 성분이 들어갔다는 점을 적극 어필해 높은 호응을 끌어냈다"며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마데카크림으로 창출하는 부분이 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동아제약은 1976년 '라미화장품'을 계열사로 두고 운영했으나 라미화장품이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가 2003년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화장품사업을 정리했다.

경남제약은 2008년 자사 대표제품인 '레모나'에서 착안한 미백 기능성 화장품 '블랑씨'를 내놨다. 당시 '비타민C를 얼굴에 직접 바른다'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시판에 돌입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셀트리온은 2013년 화장품 회사 한스킨을 인수한 뒤 3년간 약 1500억원을 투자해 화장품 소재 개발에 매진했다. 이후 한스킨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이름을 바꿔 출범시켰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매출 139억원에 영업적자 110억원, 당기순손실 12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상반기 말에는 영업손실이 191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한스킨을 포함해 '셀큐어', '디어서', '포피네' 등 4개 브랜드를 보유한 이 회사는 아직 출범초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마케팅과 신규 매장설립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배우 김태희, 장동건, 한지민, 이범수 등 대형스타를 브랜드별 메인 모델로 내세웠다. 통상 1년 계약을 맺지만 이들은 모두 5년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분당구 야탑동에 '분당센터' 매장을 신규 오픈했다. 회사 측은 "브랜드 강화를 위해 케이블TV와 신문매체, 버스광고 등 지역 매체 광고를 집중 공략할 예정이며, 차후 공객과의 오프라인 접점 채널을 점차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코스메슈티컬 사업에서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시장 진출에 앞서 체계적인 전략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소비자 니즈 증가에 따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제품에 대한 별도 평가기준이 없는만큼 소비자들의 신뢰 확보를 우선으로 해야한다"며 "화장품시장을 철저히 분석해 그를 토대로 제품 경쟁력을 제고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