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잃을 것 없는’ 정현, 페더러 상대로 얻을 것은?

김평호 기자
입력 2018.01.26 08:52 수정 2018.01.26 08:52

호주오픈서 커리어 최초로 페더러와 격돌

무결점 페더러에게 세트 뺏을 수 있을지 관심

정현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 꿈의 맞대결을 펼친다. ⓒ 게티이미지 정현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 꿈의 맞대결을 펼친다. ⓒ 게티이미지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꿈의 맞대결을 펼친다.

정현과 페더러는 26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앞서 정현은 지난 24일 열린 8강전에서 돌풍의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3-0(6-4 7-6<7-5> 6-3)으로 가볍게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정현과 페더러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페더러는 정현이 이번 대회에서 만나는 가장 강한 상대이기도 하다.

페더러는 개인 통산 19차례의 그랜드슬램 대회 정상을 차지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호주오픈에서만 5차례 정상에 오른 그는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하다. 경험은 물론 아직까지 실력에서도 냉정하게 봤을 때 정현보다는 한 수 위다.

하지만 이번 대회 정현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정현은 앞서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과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 등 만만치 않은 선수들을 제압하고 4강까지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고, 선배 이형택(42)이 2007년 달성한 36위라는 역대 한국인 최고 랭킹 기록도 경신이 확정됐다.

절대 강자 페더러를 상대로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부담감을 내려놓고 임한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오히려 승리에 대한 부담은 정현보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페더러가 좀 더 클 수밖에 없다.

설사 정현이 패한다 해도 페더러를 상대로 얻을 것은 많다. 충분히 의미 있는 기록도 남길 수 있다.

우선,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무실세트 승리를 기록 중인 페더러를 상대로 과연 한 세트라도 따낼 수 있을지 여부다.

정현의 호주 오픈 준결승 상대인 로저 페더러. ⓒ 게티이미지 정현의 호주 오픈 준결승 상대인 로저 페더러. ⓒ 게티이미지

페더러는 이번 대회 4강까지 올라오며 전 경기를 3-0으로 끝냈다. 만약 정현이 한 세트라도 따낸다면 호주오픈서 페더러를 상대로는 유일하다.

진정한 ‘타이브레이크의 제왕’을 가릴 두 선수의 대결로도 관심이 모아진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 타이브레이크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정현이 다섯 번의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승리했고, 페더러 역시 세 차례 타이브레이크에서 모두 이겼다.

정현이 ‘속전속결’ 스타일의 페더더에게 이번 대회 첫 타이브레이크 패배를 안길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역시 가장 크게 얻을 것은 바로 페더러를 상대한 경험이다. 세계 강호와의 맞대결은 승리 여부를 떠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

정현 역시 2년 전 호주오픈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를 상대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패했지만 맞대결 경험은 훗날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아시아선수, 그것도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 준결승에서 페더러 같은 거물급 선수와 맞붙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정현은 이 대회를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로 발돋움했고, 페더러와의 맞대결까지 성사시켰다. 이제 준결승전을 충분히 즐길 일만 남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