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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통합반대파 창당에 분노하는 3가지 이유

이동우 기자
입력 2018.01.23 05:00 수정 2018.01.23 07:15

표 분산 불가피…지방선거 발목

반대파 신당, 민주당 흡수 우려

표 분산 불가피…지방선거 발목
반대파 신당, 민주당 흡수 우려
바른정당으로 무게 중심 이동?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개혁신당'(가칭) 창당을 추진하면서 4당체제 개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8명의 반대파 의원들이 뜻을 같이하면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현실성을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신당창당을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23일 오늘 당무위원회를 열고 반대파의 신당창당 건을 해당행위로 규정해 징계할 방침이다. 안 대표에게 반대파의 창당은 직접적인 당의 분열이자 위협이다. 다당제를 위한 안 대표의 청사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발목 잡히나

반대파의 개혁신당이 원내교섭단체를 형성하더라도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에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선거자금 마련이 쉽지 않고, 지역기반인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반대파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반대파가 선거에 뛰어들 경우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최소 2곳 확보를 목표하고 있는 통합신당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표가 아쉬운 통합정당 입장에서 표심 분리는 뼈아프다. 반대파는 지방선거에서 잃을 것이 없지만 통합정당은 득보다 실이 크다.

통합 직후 컨벤션 효과 또한 무색해질 우려가 크다. 당초 예상한 양당 통합 의석수는 50석인데 비해 반대파 의원 18석이 빠져나갈 경우 30여석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당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인물난에 빠질 수 있다.

반대파, 민주당行?

반대파의 창당이 결국 민주당으로 흡수될 가능성은 보다 심각한 문제다.

안 대표가 지난 21일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마련된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것은 결국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를 하자는 주장"이라고 일갈한 것은 이러한 우려를 잘 보여준다.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이 민주당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통합신당에게 치명타다. 안 대표가 통합에 반대하는 중진 의원들을 향해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호남을 고립시키려는 분들이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타격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 의석수는 총 121석으로 118석을 보유하고 있는 제1야당인 한국당과 불과 3석 차이로 좁혀진 상황이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 통합정당이 캐스팅보트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포부는 반대파의 민주당 흡수로 한 순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을 선언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을 선언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도권 호남에서 영남으로

지역기반을 잃은 국민의당 통합정당이 바른정당에 주도권을 뺏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여전히 통합 이후 백의종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상황에서 바른정당 통합파 측에서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장진영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전날 유 대표를 향해 "감동적인 백의종군 선언을 기대한다"고 압박한 것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된 의사 표시다.

장 최고위원은 "신당에는 젊고 매력적인 자원이 많다"면서 "가장 매력적인 당이 되려면 당을 이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사실상 통합정당의 대표 자리를 놓고 신경전에 들어간 모습이지만 통합정당이 바른정당으로 기우는 것을 우려한 목소리라는 분석이다.

반대파가 신당창당할 경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시작될 우려가 보다 높아지고 있다. 지지기반을 잃은 국민의당 통합파는 안보문제 등 대립하는 문제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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