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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방남연기 ‘모르쇠’…한국에는 “얼빠진 소리” 맹비난

이배운 기자
입력 2018.01.22 15:54 수정 2018.01.22 16:06

조선의오늘 “우리의 아량·진정 외면하면 참혹한 파멸”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과 함께 방남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22일 강릉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해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과 함께 방남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22일 강릉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해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선의오늘 “우리의 아량·진정 외면하면 참혹한 파멸”

북한이 20일 예정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일정을 돌연 연기한 이유에 대해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 가운데, 국내 비판 여론을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22일 ‘동족대결과 권력야욕에 미쳐돌아가는 반역배무리’ 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우리의 아량과 진정을 외면하고 과거의 대결관념에 사로잡혀 민족의 지향에 역행한다면 참혹한 파멸을 치를 것”이라며 위협을 가했다.

논평은 이어 북한과 비핵화 논의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민심에 역행하는 얼빠진 소리만 늘어놓았다”며 “모처럼 마련된 북남사이의 관계개선 분위기를 훼방하고 깎아내리려는 비열한 속심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지난 21일에도 북한을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 “남조선당국은 우리의 진정과 아량에 대한 아전인수격의 사고를 버리고 분별있게 처신해야 한다”며 “제재위반 여부니 뭐니 하는 경망스러운 언행들이 모처럼 살린 북남관계개선의 불씨를 꺼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매체들은 일방적인 방남 일정 연기에 대해서는 일체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 역시 방남 공식일정을 진행하는 중에도 일정이 하루 연기된 이유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외교가는 북한이 일종의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논의와 국내 비핵화 논의가 계속 이어질 시 평창올림픽 참석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내보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송월 단장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옛 애인이라는 설이 부각된 데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한다.

의도적 ‘노 쇼(No-Show)’로 존재감을 극대화시키고 몸값 부풀리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갑작스러운 일정 중단으로 남한 사회에 비상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우리 정부가 애걸하는 모습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북측의 일정 연기에 대해 사유를 묻는 통지문을 보내면서도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일방적으로 북한이 일정을 변경한 것은 결국 우리가 대북제재 위반 아니냐는 부분을 짚고 넘어가는 것에 대한 이의제기인 것 같다"며 "물밑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됐을 거로 생각하는 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이행자 대변인 구두논평을 통해 "북한은 밀고 당기기로 평창올림픽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이 남북협상의 주도권을 갖고자 하는 생각이라면 오판"이라고 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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