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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조 오늘 임금협상 찬반투표…완성차 5사 '마지막 퍼즐'

박영국 기자
입력 2018.01.18 06:00 수정 2018.01.18 08:55

현대차와 동일 조건…타결 가능성 높아

노사, 일년의 절반 이상 힘겨루기…'물가연동 임금인상' 등 도입 필요

기아차 화성공장 생산라인 전경.ⓒ기아자동차 기아차 화성공장 생산라인 전경.ⓒ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18일 2017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완성차 5사 중 가장 늦게까지 교섭을 끌어온 기아차 노조가 이날 잠정합의안을 가결시켜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을지 관심이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오전 6시50분부터 11시까지 소하리공장과 화성공장, 광주공장 등에서 2017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 사업장의 투표 결과를 집계하려면 최종 결과는 다음날 새벽이나 나올 예정이다.

앞서 기아차 노사는 지난 15일 27차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의 주요내용은 ▲기본급 5만8000원 인상(호봉승급분 및 별도호봉승급 포함) ▲성과·격려금 300%+28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40만원 등이다. 총 금액은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10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15일 조합원 찬반투표 가결을 통해 최종 타결된 내용과 동일하다.

기본급 및 성과·격려금은 양사가 동일하고, 현대차가 중소기업 상품 구입시 20만포인트 지원 및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하는 것을 기아차는 상품권으로만 40만원 지급하는 게 다른 부분이다.

기아차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지난해 5월 11일 상견례 이후 무려 8개월여 만이다. 완성차 5사 중에서는 가장 늦었다.

쌍용자동차 노사는 지난해 7월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타결하며 2010년부터 시작된 무분규 교섭을 8년째 이어갔다. 타결된 내용은 기본급 5만3000원 인상에 생산 장려금 250만원, 우리사주 출연 100만원(150주 상당) 등이었다.

지난해 9월에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임금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다.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며 노사가 재교섭을 통해 상품권 20만원 등을 추가하는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등의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추석 연휴 이전에 타결에 성공했다.

실적부진과 한국 철수설 등으로 시끄러웠던 한국지엠도 해가 넘어가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30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올해 1월 9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마무리지었다. 조건은 기본급 5만원 인상, 격려금 600만원, 성과급 450만원 지급 등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연말 노사가 합의한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됨에 따라 지난 10일 상품권 20만원이 추가된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 15일 투표를 실시한 끝에 최종 타결됐다.

이날 기아차의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도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그동안 기아차 노사는 현대차의 임금협상이 타결되면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통과시키는 계 사실상의 관례였으며, 올해도 현대차와 같은 조건이니 특별한 변수는 없다.

회사 입장에서 현대차보다 실적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 노조가 버틴다고 현대차보다 높은 조건을 제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미 임단협을 타결한 현대차 노조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올해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노사 협상 과정에서 심각한 혼란을 감수해야 한다.

오히려 지난해는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며 1억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반영해 3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악재가 있었던지라 회사측이 현대차와 동일한 조건에 합의한 게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결국 완성차 5사의 임금협상이 모두 마무리되는 순간이지만 불과 4개월 뒤면 또다시 올해 임금협상을 놓고 노사가 힘겨루기를 해야 한다. 각사 노조 집행부는 벌써부터 새해 임금투쟁에서 승리하겠다며 사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재계에서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선진 노사문화를 받아들여 매년 장기간 반복되는 불필요한 힘겨루기를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매년 임금협상을 놓고 노사가 일년의 절반이 넘는 시간 동안 힘겨루기를 하고, 그 과정에서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유발하는 악습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면서 “자동차 업계에도 SK이노베이션의 ‘물가연동 임금인상’과 같은 선진 노사문화를 도입해 불필요한 시간과 사회적 비용 소모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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