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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메이커’ 산체스 향한 의아한 관심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8.01.14 00:21 수정 2018.01.14 00:22

계약 만료 앞두고 맨체스터 이웃의 러브콜

프로의식 결여, 개인 기량도 하락세

맨체스터 이웃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산체스.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이웃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산체스.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이웃의 알렉시스 산체스(29·아스날)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산체스가 계약 만료(2018년 6월)를 코앞에 두면서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구애를 보내고 있다. 아스날도 올 여름이면 FA로 풀리는 산체스를 그냥 놓아주기보다 이적료와 함께 떠나보내는 것이 이득이다. 산체스와 아스날의 이별은 확실한데 시점이 문제인 상황이다.

올 시즌 맨시티는 유럽 축구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2경기에서 20승 2무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압도적인 성적(5승 1패)과 함께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번면 맨유는 ‘명가재건’을 위해 힘쓰고 있다. 투자한 돈에 비해 경기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지만 리그 2위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6위에 머무른 것을 비롯해 유로파리그를 전전하던 이전 시즌을 생각하면 대단한 발전이다. UCL에서도 큰 문제없이 조 1위 16강에 진출했다.

그렇다면 산체스는 과연 리그 1, 2위 팀의 구애를 받을 정도로 매력적인 선수일까.

산체스는 EPL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스페인을 떠나 잉글랜드로 자리한 첫 시즌(2014-15시즌)부터 남달랐다. 익숙한 측면과 스트라이커를 오가면서 16골 8도움을 올렸다. UCL에서도 7경기 3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첫 시즌부터 아스날의 대체 불가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년 차 시즌에도 리그 13골 4도움, UCL 3골 5도움을 기록하는 등 거침이 없었다.

지난 시즌에는 EPL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다. 리그 38경기(선발 36) 모두 출전해 24골 10도움을 올렸다. 해리 케인과 로멜루 루카쿠에 가려졌지만 리그 득점 3위였다.

UCL에서도 3골 3도움을 기록하는 등 제 몫은 확실하게 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1대1로는 막을 수 없는 드리블, 정통 스트라이커로도 손색없는 결정력 등 흠잡을 데가 없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풀타임을 원할 정도로 체력과 승부욕이 대단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과거의 일이다. 올 시즌 산체스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순에서야 리그 첫 골을 터뜨렸다. 11월 토트넘과 맞붙은 ‘북런던 더비’부터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현재까지 성적은 리그 19경기(선발 17) 7골 3도움이다.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산체스가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아고 있다.

그렇다고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많이 뛰고 빠르며, 거친 몸싸움도 피하지 않는다.

문제는 태도다. 산체스는 아스날 이적 후 최고의 활약을 보인 지난 시즌부터 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해 2월 라이벌 첼시전이었다.

산체스는 당시 경기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자신에게 패스가 오지 않자 동료들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을 뿐이었다. 1-3 패배에 대한 책임은 컸다.

더 큰 문제는 경기 후였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면 각자의 서포터석 앞으로 가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산체스는 스템포드 브릿지로 원정 온 팬들을 외면하고 드레싱룸으로 곧장 들어갔다. 메수트 외질이 산체스를 멈춰 세우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UCL 16강 바이에른 뮌헨전 완패 이후에는 동료들과 말다툼을 한 뒤 불성실한 훈련 태도를 보이는 등 팀워크에도 해를 끼쳤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산체스의 표정에는 늘 불만이 가득하다. 동료들에게 짜증을 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역습 상황에서 무리한 개인기로 기회를 날리는 등 팀을 위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29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산체스를 축하하지 않았다.

영국 언론들은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큰 산체스 때문에 아스날 내부 선수단은 완전히 분열된 상태다. 일부 아스날 팀원들은 산체스가 겨울 이적 시장에서 팀을 떠나길 원한다”며 “심지어 일부 선수들은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그가 팔렸어야 했다고 주장한다”라고 전했다.

산체스는 개인 기량만 놓고 보면 여전히 EPL 최고일 수 있다. 그러나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팀에 대한 애정이 식었다 한들, 프로 선수라면 ‘기본’은 지켜야 한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개인 기량에서도 의구심이 따른다. 무엇보다 그는 이제 정점에서 내려오는 30대가 코앞이다.

산체스는 과연 맨체스터 이웃이 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일까.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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