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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최두호 재장전, 결국 필살기는 펀치

김종수 기자
입력 2018.01.14 00:07 수정 2018.01.14 14:22

정타 맞고도 굴하지 않는 스티븐스와 펀치 공방 예상

스완슨전처럼 초반 데미지 가하지 못하면 말려들 위험 커

UFC 페더급 신성 최두호. ⓒ 게티이미지 UFC 페더급 신성 최두호. ⓒ 게티이미지

15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스콧트레이드 센터에서 펼쳐지는 ‘UFC 파이트 나이트 124’ 메인이벤트에 대한 한국 UFC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슈퍼보이' 최두호(27·팀매드)가 1년 1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르기 때문.

최두호는 컵 스완슨(35·미국)과의 대결에서 뼈아픈 판정패를 당했다. 이전까지 3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며 야이르 로드리게스(26·멕시코), 머사드 벡틱(27·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브라이언 오르테가(27·미국)과 페더급에서 주목받는 신성으로 꼽혔다.

스완슨마저 물리쳤다면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지만 아쉽게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 사이 오르테가는 스완슨을 서브미션으로 잡아내며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27·미국)를 위협하는 젊은 강자로 급부상했다. 자빗 마고메도샤리포프(27·러시아) 등 새롭게 등장한 신성 세력도 꿈틀대고 있다. 이제 주춤하면 신성라인에서 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상대 역시 만만치 않다. 최두호와 격돌할 ‘랭킹 9위’ 제레미 스티븐스(32·미국)는 10년 넘게 옥타곤에서 생존하고 있는 베테랑 강자다. 터프하고 파이팅 넘치는 스타일을 바탕으로 강자들이 득시글한 페더급에서 활약 중이다. 그만큼 이겼을 경우 많은 것을 얻게 되지만, 패하면 연패 수렁에 빠져 입지가 급격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최두호가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스완슨전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스완슨전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여러 상황을 한꺼번에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두호는 대다수 파이터들에 비해 비교적 수월하게 경력을 쌓아왔다. 분명 쉽지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특유의 반사 신경과 운동 능력을 통해 잘 극복했다.

스나이퍼를 연상케 하는 특유의 카운터 펀치는 삽시간에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최강 무기였다. 다소 빡빡한 분위기 속에서도 한 방만 제대로 걸리면 흐름을 가져오든지 끝냈다. 잽 타이밍에서도 뒷손을 정확히 맞출 정도로 진화했다. 단순히 빠르고 강력한 카운터가 아닌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 적중시킬 수 있는 레이더까지 장착한 것이다.

크로스 카운터 상황에서 이뤄질 상대 공격에 대비해 카운터를 꽂으면서 어깨를 살짝 들어 올려 각도를 바꾸는 기술까지 만들어냈다. 자신은 카운터를 맞추면서 상대의 펀치는 팔 위쪽에 걸리게 하기 위한 동작이다. 중요한 순간 효과를 보기도 했다.

스완슨전은 달랐다. 오랜 시간 페더급에서 경쟁했던 스완슨은 최두호의 한 방이 터질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거리를 좁히고 반 박자 빠르게 타격하며 최두호가 들고 있던 전천후 장총이 제대로 실탄을 쏠 수 없게 했다. 어쩌다 한 방을 허용하는 순간에도 바로 흐름을 끊으며 후속타를 봉쇄했다.

UFC FIGHT NIGHT 124 ⓒ UFC UFC FIGHT NIGHT 124 ⓒ UFC

자신의 방식대로 거칠 것 없었던 젊은 맹수가 노련한 사냥꾼 그물에 걸려 몸부림치는 격이었다. 최두호로서는 스완슨이 쳐놓은 그물을 찢고 튀어나와야 했지만 낯선 공방전에 대해 당일 경기에서 몸과 마음이 모두 반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경기 내내 이러한 장면이 반복되자 최두호의 몸에 배인 싸움꾼 본능에 충실할 수 없었다. 남다른 투지를 불태우는 최두호가 ‘한 방만 터뜨리면…’이라는 생각은 계속 가졌지만 데미지가 쌓이고, 체력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공수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최두호는 스완슨이 주도권을 가지고 밀고 들어오는 순간에도 먼저 방어를 하고 반격에 나서야했지만 끊임없이 카운터 공격으로 맞받아쳤다.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에서의 카운터 시도는 연신 빗나갔고, 그럴수록 스완슨의 기세만 올랐다. 냉정한 스나이퍼가 제대로 조준도 하지 않고 난사한다면 적중률이 떨어지는 것은 자명하다.

그래도 스티븐스전 역시 펀치로 승부를 걸어야한다. 스완슨을 상대로 카운터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갑작스레 그래플링이나 킥 위주로 파이팅 스타일을 바꿔서 나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경기를 참고로 강점을 갈고 닦아 더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기가 막힌 카운터가 터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정타 싸움에서 무조건 앞서야한다.

스티븐스가 지금까지 꾸준하게 경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우직함이다. 기술적 디테일함에서는 다른 상위 랭커들에게 밀리는 편이지만 투지와 맷집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정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밀고 들어가는 불도저 같은 거친 파이터다. 최두호가 초반 데미지를 많이 쌓지 못한다면, 스티븐스는 스완슨과는 또 다른 터프함으로 최두호를 괴롭힐 가능성도 높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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