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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 나오기까지…긴박했던 11시간

(판문점=데일리안) 공동취재단 박진여 기자
입력 2018.01.09 21:38 수정 2018.01.10 06:50

北, 평창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응원단 파견…참가 확정

南北 군사당국회담 개최 합의, 北 비핵화 강한 불만 표시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으로 약 2년여 만에 마주 앉은 남북이 반나절 만에 공동합의문을 이끌어내며 관계 개선의 토대를 마련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으로 약 2년여 만에 마주 앉은 남북이 반나절 만에 공동합의문을 이끌어내며 관계 개선의 토대를 마련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北, 평창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응원단 파견…참가 확정
南北, 군사회담 개최 합의, 北 비핵화 강한 불만 표시
군 통신선 관련 남북 주장 엇갈려…북 “3일 개통했는데”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으로 약 2년여 만에 마주 앉은 남북이 11시간만에 공동보도문을 이끌어내며 관계 개선의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여전한 온도차를 확인하며 북핵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남북은 회담 시작 11시간 만에 3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는데, ▲평창올림픽 北 대표단 남한 방문 문서 협의 ▲군사당국회담 합의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이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석이 사실상 확정됐고, 서해지구 군 통신선도 복원됐다. 하지만 우리 측이 제안한 이산가족 문제나 비핵화 논의의 진전은 더뎠다.

이 과정에서 남측이 비핵화 등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북측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오늘 공개된 서해지구 군 통신선 개통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측은 "3일에 개통한 걸 왜 오늘 했다고 공개하느냐"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9일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 종결회의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열고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9일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 종결회의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열고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당초 회담 목적에 부합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대체로 순조로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양측은 첫 만남에서부터 서너 차례 접촉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남북 모두 '민심, 대세, 천심, 선물, 함께'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며 주거니 받거니 '밀월' 분위기를 띄웠다.

회담이 시작되고 상호 관심사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의제 범위를 두고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남측은 평창 동계올림픽 의제를 비롯해 이산가족, 군사회담 문제 등을 폭넓게 제안했지만, 북측은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에 한정해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모두 관철된 것은 아니지만 회담은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앞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대표로 한 우리측 대표단 5명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 5명 총 10명은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상호간 의견을 교환했다.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양측 입장은 오후 실무회의를 거쳐 최종 조율됐다.

9일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 종결회의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9일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 종결회의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수석대표가 주도했던 오전 전체회의에서 북측은 먼저 "민심을 받들어 온 겨레 새해 첫 선물을 드리자"고 언급했다. 이에 남측은 "시작이 반"이라며 "끈기를 갖고 좋은 선물을 만들자"고 화답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양측은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 논의가 담긴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다. 이후 상대측 제안을 더 구체적으로 검토하자며 전체회의를 종결했다.

이날 오전 11시 5분 전체회의가 끝나고, 이후 11시 30분부터 12시 20분까지 수석대표 간 접촉이 있었다. 수석대표 회의에서는 앞서 전체회의에서 논의한 양측 입장을 토대로 상호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의견교환을 이어갔다.

이후 남북은 개별오찬을 가진 뒤 오후 회담에 대비했다. 북측은 추가 회의 재개를 위해 오후 2시 14분께 다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

오후에는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과 리선권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남북 대표단 4대 4 접촉이 이어졌다. 오후에는 주로 수석 대표를 제외한 세부 회담이 이어졌다. 이들 대표단은 오후 4시 33분 2차 접촉을 실시해 20여분 만인 오후 4시 50분 2차 실무접촉을 종료했다.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으로 약 2년여 만에 마주 앉은 남북이 반나절 만에 공동합의문을 이끌어내며 관계 개선의 토대를 마련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으로 약 2년여 만에 마주 앉은 남북이 반나절 만에 공동합의문을 이끌어내며 관계 개선의 토대를 마련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실무 대표단 3대 3 회의도 이어졌다. 오후 6시 25분 공동문안 협의를 위한 3차 대표 접촉이 시작돼 약 15분 만인 오후 6시 40분에 종료됐다.

이어 오후 7시 5분 수석대표를 포함한 4차 접촉이 시작돼 20여분 만인 오후 7시 25분 회의가 종결됐다. 사실상 막바지 검토 자리였던 4차 회의에서는 조명균 장관과 리선권 위원장을 포함한 3대 3 회의로 진행됐다.

양측은 이어 오후 8시 회담의 최종 의견교환 및 성과 공유를 위한 종결회의를 열어 공동발표문을 공개했다.

25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회담이 대체로 순조롭게 마무리 되며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월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상황

10:00 전체회의 시작(남북 수석대표 주도)
11:05 전체회의 종료(공동보도문 초안 교환)

11:30 수석대표 접촉 시작(南 조명균·천해성·안문현, 北 리선권·전종수·황충성)
12:20 수석대표 접촉 종료
12:40 천해성 회담 대변인 중간 브리핑

-개별 오찬

14:30 1차 대표 4대4 접촉 시작(南 천해성·안문현·노태강·김기홍, 北 전종수·황충성·원길우·리경식)
15:30 1차 대표 4대4 접촉 종료(실무협의)

-연락관 통해 2차 대표 협의

16:33 2차 대표 4대4 접촉 시작(南 천해성·안문현·노태강·김기홍, 北 전종수·황충성·원길우·리경식)
16:50 2차 대표 접촉 종료

-연락관 통해 종결회의·3차회의 접촉 여부 협의

18:25 3차 대표 3대3 접촉 시작(南 천해성·노태강·안문현, 北 전종수·원길우·황충성)
18:40 3차 대표 접촉 종료(공동문안 협의)

19:05 수석대표 접촉 시작 (南 조명균 北 리선권 포함 3대 3 접촉)
19:25 수석대표 접촉 종료

20:05 종결회의 시작
20:42 종결회의 종료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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