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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2018년, 왠지 느낌이 좋아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8.01.05 08:33 수정 2018.01.05 08:34

웨스트햄과의 홈경기서 종료 직전 동점골

월드컵 열리는 해, 최고의 폼 이어가

올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손흥민. ⓒ 게티이미지 올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손흥민. ⓒ 게티이미지

손흥민이 2018년 두 번째 경기 만에 시즌 10호골을 터뜨렸다.

토트넘 홋스퍼는 5일(이하 한국시각)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순연 홈경기 웨스트햄과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슈팅 ‘31-3’이란 기록이 증명하듯 압도적인 내용을 보였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결과를 냈다.

무엇보다 3일 스완지 시티 원정 이후 48시간 만에 치러진 경기라 쉽지 않았다. 풀타임을 소화했던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등 주전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했다.

토트넘은 웨스트햄 골문을 열기 위해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었다. 왼쪽 측면 공격을 담당한 손흥민은 웨스트햄 우측 윙백 파블로 사발레타를 상대로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웨스트햄은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한 손흥민을 막기 위해 중원에 위치한 셰이쿠 쿠야테의 도움 수비를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 28분, 손흥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손흥민은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과감한 드리블에 이어 슈팅을 시도했다. 아드리안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밀집된 수비에 고전하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 모습이었다. 후반 2분에는 쿠야테를 앞에 두고 드리블 돌파에 이어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해 골문을 노렸다. 토트넘은 에릭센과 해리 케인의 슈팅, 알리의 헤더 등 끊임없이 웨스트햄 골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선제골은 웨스트햄의 몫이었다. 후반 25분, 페드로 오비앙이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뒤 중앙으로 살짝 치고 들어왔다. 공간이 생기자 주저 없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순식간에 골망을 갈랐다. 이날 웨스트햄의 첫 유효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된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다.

토트넘은 당황했다. 곧바로 에릭 라멜라와 빅토르 완야마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소용없었다. 후반 36분에는 벤 데이비스를 빼고 페르난도 요렌테를 투입하며 어떻게든 동점을 노렸다.

해결사가 나타났다. 후반 37분, 손흥민이 아크서클 부근과도 꽤 떨어진 지역에서 볼을 잡았다. 수비는 물러서기 바빴고, 슈팅하리라 생각지 못했다. 손흥민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볼은 엄청난 속도로 웨스트햄 골문을 향했고, 우측 상단구석을 정확하게 갈랐다.

극적인 역전골의 기회도 있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막판 라멜라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했다. 웨스트햄의 전 선수가 내려선 탓에 유효 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상대 벤치의 간담을 서늘케 한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이겨야 할 경기에서 웃지 못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패배 직전까지 몰린 경기에서 승점 1점은 따냈다. ‘난세영웅’ 손흥민 덕이었다.

이날 손흥민은 골잡이보단 플레이메이커처럼 움직였다. 많은 숫자가 내려선 박스 안쪽을 파고들기보단 측면과 아크서클 부근에서 수비를 분산시키는 데 집중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여섯 차례의 드리블 돌파 성공으로 수비를 흔들었고, 키패스도 한 차례 기록했다.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았고, 네 차례의 슈팅 중 하나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손흥민은 2018년 두 번째 경기 만에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달성에 성공했다. 이제는 EPL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음을 확실히 증명했다. 48시간 동안 두 차례의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지친 기색도 없었다. 약점이던 체력, 들쑥날쑥하던 경기력도 자취를 감췄다. 강철 체력과 꾸준함, 결정력까지 갖춘 모습이었다.

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이다. 손흥민은 이날 멕시코 ‘에이스’ 치차리토를 상대로도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치차리토는 후반 19분 교체로 물러날 때까지 단 1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느낌이 좋은 2018년, 손흥민이 밤잠을 설치는 국내 팬들을 얼마나 더 웃게 할지 기대된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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