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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Korea]‘붉은 악마’ 월드컵 유니폼 색깔별 승률

김윤일 기자
입력 2018.01.01 06:02 수정 2018.01.01 09:07

1945년 해방 이후 대표팀 구성 때부터 붉은 색

대체로 붉은 색보다 흰색 입었을 때 경기력 좋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붉은 악마’다. 당연히 붉은 색 유니폼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는 한국 축구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축구대표팀이 붉은색 유니폼을 입게 된 건 1945년 해방 이후 대표팀 첫 구성 때부터였다고 한다. FIFA에 가입하고 참가한 첫 공식 국제대회였던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대표팀 유니폼은 붉은색 상의와 흰색 하의, 그리고 붉은색 스타킹이었다.

세계무대 첫 도전이었던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의 유니폼은 런던올림픽 때와 같았다. 비록 헝가리와 터키에게 각각 0-9, 0-7의 대패를 당했지만 이들이 흘린 붉은 땀과 눈물은 훗날 한국 축구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1990, 1994, 1998 월드컵. ⓒ 연합뉴스 1990, 1994, 1998 월드컵. ⓒ 연합뉴스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아예 상, 하의 유니폼을 붉은색으로 통일했다. 당시 세계적인 강호였던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 등에 밀려 1무 2패로 탈락했지만 박창선의 월드컵 첫 골을 비롯해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하며 한줄기 희망을 엿봤다.

3전 전패로 탈락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은 최악의 대회로 기억되고 있다. 벨기에(0-2패), 스페인(1-3패)에게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등 '유럽 공포'는 여전했고, 이미 예선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우루과이에 마저 패하고 말았다. 그나마 황보관의 캐넌슛이 유일한 볼거리였다.

대표팀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붉은색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당시 붉은색이 상대의 승부욕을 자극한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흰색(홈)과 파란색(어웨이)으로 통일된 유니폼에는 색동 컬러를 입혔다. 물론 결과는 앞서 출전했던 대회보다 훨씬 나았다.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서 종료 직전 기적적인 2골로 2-2 무승부를 연출했고, 독일과의 최종전에서는 끝까지 상대를 붙잡고 늘어져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 볼리비아와의 2차전에서 승리했더라면 와일드카드 제도에 의해 준우승팀 이탈리아를 탈락시키고 16강에 오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흰색 유니폼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대표팀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렸다는 지적 속에 1995년 공식후원사가 나이키로 바뀌며 다시 붉은색 유니폼을 채택했다. 상의는 붉은색, 하의 파란색을 입어 태극마크를 연상케 했다.

대표팀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하석주가 월드컵 사상 첫 번째 선취골을 터뜨린 뒤 3분 만에 퇴장당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고, 0-5로 패한 네덜란드전은 더더욱 참혹했다. 급기야 대회 도중 차범근 감독이 교체되는 시련까지 맞았지만 최종전인 벨기에전에서 유상철이 동점골을 터뜨려 1무 2패로 마칠 수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 ⓒ 연합뉴스 2002 한일 월드컵. ⓒ 연합뉴스

자국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나이키는 기존 붉은색에서 보다 산뜻한 느낌을 주는 '핫 레드(상의)-데님 블루(하의)' 색상의 새 유니폼을 선보였다. 나이키 측은 핫 레드 컬러가 선수를 시각적으로 더욱 크게 보이게 하는 등 위협적인 느낌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효율적인 체온조절과 통풍을 위해 두 겹으로 이뤄진 '쿨 모션' 소재를 사용한 것도 특징이었다. 유니폼의 효과와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어 대표팀은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월드컵 첫 승리를 따냈고, 16강 진출을 넘어 4강까지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2006 독일 월드컵. ⓒ 연합뉴스 2006 독일 월드컵. ⓒ 연합뉴스

첨단과학이 접목된 유니폼은 진화를 이어나갔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일명 '숨 쉬는 유니폼'이 공개됐다. 선수들의 땀을 최대한 빨리 발산시키는 기능이 포함됐고, 한국적인 디자인인 V넥 칼라와 호피문양을 옆구리에 사선으로 놓고 '투혼'이라는 글자가 상의 하단에 새겨졌다.

첫 경기 토고전을 잡으며 원정 월드컵 첫 승을 거둔 대표팀은 우승후보 프랑스와 1-1로 비기며 16강 진출을 목전에 뒀다. 하지만 최종전인 스위스전에서 통한의 0-2 패배를 당하며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 ⓒ 연합뉴스 2010 남아공 월드컵. ⓒ 연합뉴스

2008년 한때 '쫄티'를 입었던 대표팀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착용감이 뛰어난 것은 물론 재생섬유를 사용한 친환경 유니폼을 입었다. 1차전(그리스)을 홈으로 치른 대표팀은 전통의 붉은색 상의와 흰색 하의, 붉은 양말을 착용해 2-0으로 승리, 3개 대회 연속 1차전 승리를 이어나갔다.

2차전은 원정경기였지만 홈팀 아르헨티나의 유니폼(흰색 바탕-하늘색 줄무늬)과 겹치지 않아 다시 붉은색을 입었지만 1-4로 패하고 말았다. 원정이었던 3차전에서는 나이지리아가 상하의 초록색으로 무장한 반면, 대표팀은 흰색 상의에 푸른색 하의를 입었다.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박주영의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원정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16강 우루과이전에서는 상대가 옅은 하늘색 유니폼인데도 불구하고 붉은색을 입지 못했다. FIFA는 이에 대해 아직도 흑백 TV로 경기를 관람하는 저개발 국가가 다수 있어 색의 농도 차이가 구분되지 않아 붉은색을 입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결국 붉은 기운을 얻지 못한 대표팀은 종료 10분을 남기고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아 1-2로 패했다.

‘인사 참사’로 일컬어지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흰색 두 차례(러시아, 벨기에전), 그리고 2차전이었던 알제리전에서 붉은 상의를 입었다. 결과는 흰색을 입었을 때의 경기력이 훨씬 좋았다.

축구대표팀 역대 월드컵 전적 ⓒ 데일리안 스포츠 축구대표팀 역대 월드컵 전적 ⓒ 데일리안 스포츠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금까지 10번 월드컵에 참가해 31경기를 치렀고, 5승 9무 17패(31골-67실점)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가운데 붉은 상의를 입고 나선 경기는 모두 18경기로 3승 4무 11패(19득 45실)를 기록했다. 승률은 전체 16.1%, 붉은 상의 때는 16.7%로 크게 차이가 없었다.

1990년 스페인전을 시작으로 2014년 벨기에전까지 흰색 상의를 입고 나왔을 때는 11경기서 2승 5무 4패(10득 14실, 승률 18.2%)를 기록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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