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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017 스포츠결산④]하나 남은 전주KCC ’호남 트레블‘ 이뤄낼까

김종수 기자
입력 2017.12.29 09:00 수정 2017.12.29 09:00

2009년 이어 호남 연고 프로팀 우승 행진

전주KCC도 우승 가능성..추승균 감독 지도력에 달려

KIA 타이거즈 우승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우승 ⓒ 연합뉴스

2009년은 호남 프로스포츠 역사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프로농구 전주 KCC 이지스, 프로축구 전북 현대 모터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등 호남을 대표하는 프로스포츠 구단이 줄줄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스타트는 KCC가 끊었다. 강병현-하승진이라는 젊은 듀오를 앞세운 KCC는 2008-09시즌 챔피언에 등극했고 현대와 KIA가 뒤를 이었다.

특정 연고팀 프로구단이 야구, 축구, 농구에 걸쳐 모두 정상에 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런 점에서 호남 스포츠 팬들에게 2009년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그러한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 전북 현대, KIA 타이거즈는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며 주인공이 됐다. 직전 해 리그 최종전에서 아쉽게 우승컵을 뺏긴 전북은 2017시즌을 앞두고 이를 갈았다. 김진수, 에델, 이용 등을 영입하며 기존 이동국, 에두, 김신욱, 로페즈, 이재성 등과 함께 막강 전력을 구축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최강희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이 최근 몇 년간 최강팀으로 인정받고 있는 배경에는 만족하지 않는 팀컬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매 시즌 부족한 부분과 보강에 대한 재정비가 잘 이루어졌다.

2017시즌을 앞두고도 그러했다. 그 결과 22승9무7패(승점75)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2위 제주(승점 66)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조기에 우승을 확정했다.

KIA 또한 과감한 행보로 우승후보 두산 베어스를 따돌리고 마지막에 웃었다. FA로 최형우라는 거물 타자를 영입한 것을 비롯해 과감한 트레이드를 통해 김민식·이명기·김세현 등을 주전력에 포함시켜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꼬꼬마 키스톤’ 김선빈·안치홍이 군복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합류했으며 보상선수 출신 임기영이 선발진의 한몫을 차지하면서 호랑이군단에 날개가 달렸다.

호불호 갈리는 KCC, 최후의 방점 찍을까

이제 남은 것은 농구의 KCC다. 2009년 KCC가 첫 스타트를 끊었다면 이번에는 가장 뒤에 남아서 우승에 도전하게 되는 입장에 섰다. 전북, KIA가 그랬듯 시즌을 앞두고 전력보강도 잘됐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거의 뛰지 못했던 전태풍(37·178cm), 하승진(32·221cm), 안드레 에밋(35·191cm) 등 빅네임 멤버가 모두 돌아오고, 비시즌 리그 최고 토종 공격수로 꼽히는 이정현(30·191cm)을 FA 역사상 최대 금액인 9억 2000만 원에 영입했다. 검증된 외국인 빅맨 찰스 로드(32·200.1cm)까지 품에 안았다.

지난 시즌을 통해 주전급으로 성장한 송교창(21·201cm)을 비롯해 최승욱, 김민구, 김지후, 박세진, 주태수, 송창용, 신명호, 이현민 등 양과 질적으로 두터운 선수층을 구성했다.

군복무 중인 정희재(26·195cm)도 후반기부터는 합류 가능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행운과 적절한 트레이드가 더해지며 유현준(20·180cm), 김국찬(22·190.1cm), 김진용(23·200cm) 등 유망한 미래 자원들을 대거 확보했다.

이러한 부분에서도 알 수 있듯, KCC의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 되어야한다. 하지만 추승균 감독이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전북, KIA가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던 배경에는 좋은 전력 못지않게 최강희, 김기태라는 훌륭한 수장의 역할이 컸다.

반면 KCC 추승균 감독은 경쟁팀 사령탑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 설상가상으로 코치진도 추 감독을 보좌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는 혹평도 있다. 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는 최강희, 김기태 감독과는 대조적이다.

KCC는 신선우, 허재라는 뛰어난 명장들로 인해 꾸준히 명가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신선우는 ‘신산’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상대의 허를 찌르는 다양한 전략전술을 통해 프로농구 초창기 최고의 두뇌파 사령탑으로 이름을 날렸다.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신선우식 디테일 농구는 이후 타팀 사령탑들에게까지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허재 역시 공격에서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한편 수비 시 다양한 전술을 펼치며 자신만의 색깔로 KCC를 강팀으로 만들었다. 신명호, 강병현, 임재현 등 발 빠르고 활동량 좋은 가드들을 앞세운 ‘앞선 강압수비’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전주KCC 추승균 감독 ⓒ KBL 전주KCC 추승균 감독 ⓒ KBL

우수한 지도자들과 함께했다는 점에서 3대 사령탑 추 감독에 대한 기대도 컸다. 신선우식 꼼꼼한 농구와 허재의 선 굵은 농구를 모두 펼쳐 보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식감독으로 취임한 지 3시즌 째 되는 상황임에도 추 감독은 자신만의 색깔을 내지 못하고 있다.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 선수 시절의 추승균은 모든 지도자들이 탐내던 유형의 선수였다. 본인 역시 대학 시절 에이스 출신임에도 프로에 와서는 수비 등 팀플레이에 앞장섰고 말년에는 리딩 능력에도 눈을 떴다.

팀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는 숨겨왔던 공격 능력도 과감히 뽐냈으며 무엇보다 꾸준한 슛감을 유지하는 성실성을 통해 ‘슈팅의 교과서’로도 평가받았다. 이러한 추감독이었기에 그가 이끄는 KCC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즌이 거듭되어도 개선되지 않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심각한 것은 ‘수비’다. 뛰어난 공격자원이 많은 관계로 현재의 KCC는 화력이 아쉬운 팀이 아니다. 그럼에도 매 경기 어려운 승부를 펼치는 데에는 수비에서의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전태풍, 이현민, 에밋, 하승진 등은 수비에서 심각한 약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허 감독 시절처럼 활발한 도움수비는커녕 본인의 마크맨조차 제대로 제어하기 쉽지 않다. 주전급 자원 중 수비능력을 갖춘 선수는 송교창, 송창용, 로드 정도다. 이러한 경우 최승욱, 신명호 등을 적극 활용하거나 활발한 로테이션을 통해 한발 더 뛰는 전략이 필요한데 무수한 지적에도 추 감독은 고집불통이다.

‘감독 본인이 선수시절 뛰어난 수비수이자 살림꾼이었음에도 색깔을 살리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팬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이를 입증하듯 KCC는 늘 경쟁팀과 박빙의 승부를 벌일 때 벤치싸움에서 밀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물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더불어 여러 가지 약점에도 KCC 선수층이면 어떤 팀과도 우승경쟁이 가능하다.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KCC가 이런저런 악재를 딛고 전북, KIA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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