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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동아시안컵서 채색한 월드컵 밑그림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7.12.18 07:27 수정 2017.12.18 07:30

운명의 한일전 대승 거두며 동아시안컵 우승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월드컵 본선행 준비에 박차

신태용 감독. ⓒ 데일리안 신태용 감독. ⓒ 데일리안

신태용호가 2017년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2015년에 이어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도쿄 대첩을 완성했다.

어디까지나 내년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다. 시행착오는 당연히 겪기 마련이다. 소득도 있었고, 과제도 있었다.

플랜 A는 역시 4-4-2 포메이션이었다. 10월 러시아,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변형 스리백으로 실패를 맛본 신태용 감독은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 평가전에서 4-4-2를 내세우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볼 점유율을 조금 내주면서라도 수비 라인과 최전방 투톱의 간격을 20~25m 정도로 매우 좁게 유지하면서 상대 공격진을 고립시켰다. 그리고 4명의 미드필더와 2명의 공격수까지 하프 라인 밑에서 수비에 가담하며 중앙으로 공이 투입되면 순식간에 압박을 가했다. 포백 수비는 쉴틈없이 상하로 변화를 꾀하며 상대 공격수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후 빠른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은 큰 효과를 거뒀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 북한전에서 스리백 전술로 실험을 시도했지만 비중이 높은 중국, 일본전에서는 4-4-2를 꺼내들며 플랜 A의 완성도를 높이고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했다.

중국전에서 다소 졸전으로 아쉬움이 남았지만 일본을 상대로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유럽파가 결장했지만 이재성의 건재함을 다시금 확인했으며, 김신욱이 최전방 공격수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허리를 책임진 정우영과 주세종은 3선에서 또 하나의 대안을 제시했고, 골키퍼 조현우는 무주공산이었던 주전 골키퍼 경쟁에 불을 지폈다.

FIFA가 공인한 3월 A매치 데이에는 유럽파가 가세한 최정예 라인업이 꾸려진다. 3월에는 실험보단 조직력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K리그와 일본, 중국에서 활약하는 자원들의 마지막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회는 이번 동아시안컵이 마지막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3경기 동안 여러 명의 선수를 출전시키며 머릿속에 최종엔트리를 추려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았다. 여전히 수비 조직력은 미완성 단계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진의 리더로 장현수를 낙점한 상태다. 장현수는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총 9번의 A매치에서 모두 출전했다. 하지만 정작 중심이 되어야할 장현수가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장현수의 파트너로 나선 권경원, 윤영선 모두 미흡했다.

또, 유럽파가 없는 수비진은 사실상 플랜 A라고 해도 무방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볼 선수들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총 3실점을 내줬다. 확실하게 만족할 수 있는 결과라고 보긴 어렵다.

중국과 일본은 명백하게 1군은 아니었다. 중국은 22세 이하 대표팀 출신 6명이 선발 출전했고, 일본은 11월 브라질, 벨기에 평가전과 비교해 이데구치를 제외한 유럽파 주전 10명이 이번 동아시안컵에 불참했다.

그리고 초반 집중력 부족은 반드시 풀어내야 할 과제다.

중국전에서는 전반 8분, 일본전에서는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줘다. 심지어 중국전에서는 2-1로 앞서갔지만 느슨한 경기 운영 끝에 동점골을 헌납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맞닥뜨릴 스웨덴, 멕시코, 독일은 이들보다 훨씬 강하다. 초반부터 리드를 당한 채 끌려 다니면 준비한 플랜이 모두 망가질 수 있다.

남은 6개월 동안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더욱 조직적인 팀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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