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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떠올린 이재성, 축구 한일전 승리 수훈갑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7.12.17 07:53 수정 2017.12.17 07:53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최종전서 4-1 대승

K-리그 MVP다운 모습 보인 이재성이 MVP

이재성. ⓒ 대한축구협회 이재성. ⓒ 대한축구협회

이재성은 지난 2010년 5월의 박지성 못지않았다. 일본 선수들과는 ‘급’이 달랐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4-1 대승에 앞장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6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4-1 대역전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김신욱의 멀티골과 정우영의 무회전 프리킥, 염기훈의 날카로운 왼발 킥 등을 앞세워 일본을 대파했다. 이로써 신태용호는 대회 통산 4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사상 처음으로 2연패에 성공하는 기쁨까지 맛봤다.

그 중심에 ‘2017 K리그 클래식 MVP’ 이재성이 있었다. 이재성은 우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대표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빠른 발과 드리블로 일본의 측면을 휘저었고, 중앙으로 침투해 기회를 노렸다. 수비가 예측하기 힘든 창의적인 패스도 여러 차례 보여줬고, 한 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하는 등 득점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이재성은 공격에만 머물지 않았다. 소속팀 전북 현대에선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만큼, 중원 싸움에도 큰 힘을 보탰다. 군더더기 없는 볼 터치와 유연한 움직임으로 일본의 압박을 손쉽게 이겨냈다. 공격으로 나아가는 패스도 수차례 책임졌고, 압박과 수비 가담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의 박지성을 보는 듯했다. 이재성은 공이 향하는 곳이 어디든 등장했다. 풍부한 활동량으로 공수를 끊임없이 오갔고, 어느 지역이든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세 번째 득점 장면에선 날렵한 드리블로 수비진을 휘저은 뒤 예리한 침투 패스로 김신욱의 추가 득점을 도왔다.

이재성은 2017년 K리그 클래식 MVP의 자존심도 세웠다. 일본에는 2017시즌 J리그 MVP이자 득점왕 고바야시 유가 있었다. 올 시즌 고바야시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우승에 앞장섰고, 컵대회 포함 29골 15도움을 기록하면서 일본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날도 전반 2분 만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2경기 연속 득점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고바야시는 보이지 않았다. 이재성이 이른 시간 선제 실점으로 흔들릴 수 있는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화력을 끌어올리는 모습과 차이가 있었다.

고바야시는 우리의 협력 수비에 막혀 볼을 잡는 것조차 힘겨웠다. 반면 이재성은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볼 키핑과 드리블, 스피드 등을 자랑하면서, 상대 수비를 손쉽게 뚫어냈다. 두 명 이상이 붙어도 문제가 없었다. 4-1이란 스코어 차이가 증명하듯, 한-일 양국의 MVP 맞대결도 우리의 완승이었다.

이재성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유럽파가 모두 합류했던 지난 11월 A매치에서는 권창훈과 함께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4-4-2 포메이션의 핵심 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처럼 측면과 중앙, 전방과 후방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면서 콜롬비아전 승리와 세르비아전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이재성은 2017년을 마무리하는 E-1 챔피언십에서도 가치를 증명했다. 월드컵 본선은 물론, 유럽 진출까지 노리는 이재성의 미래에 관심이 쏠린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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