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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번호 달고, 호날두 빙의한 정우영

김평호 기자
입력 2017.12.17 00:02 수정 2017.12.17 00:02

한일전에서 무회전 프리킥으로 인생골

강력한 중원 압박으로 기성용 공백 메워

정우영이 일본전에서 무회전 프리킥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우영이 일본전에서 무회전 프리킥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태용호 미드필더 정우영(충칭 리판)이 숙적 일본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과시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15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서 일본을 4-1로 대파했다.

대회 1,2위 팀 간 맞대결로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던 경기에서 한국은 시원한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일본을 제치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멀티골을 기록한 김신욱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쏘아 올린 정우영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그간 대표팀에서 정우영은 빛나는 선수는 아니었다. 묵묵히 중원을 지키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정우영이지만 그에게 붙은 수식어는 대표팀 캡틴 기성용의 파트너 정도였다. 한 때 대표팀에 중국화 논란이 거세졌을 때 정우영 역시도 자유롭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우영은 한일전을 통해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평가를 단숨에 뒤집었다.

특히 정우영은 이번 대회에 16번을 달고 나섰다. 16번은 대표팀 캡틴 기성용이 쓰는 번호지만 유럽파가 소집되지 못한 상황서 정우영이 배번을 이어받고 경기에 나섰다.

기성용 못지않게 이날 중원에서 정우영의 존재감은 묵직했다. 주세종과 함께 중원을 지킨 정우영은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인 몸싸움을 앞세워 일본을 무력화시켰다. 전반 41분 중원에서 시도한 강력한 태클은 일본 선수들이 위축되기에 충분했다.

정우영은 대표팀에서 묵묵히 중원을 지키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선수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우영은 대표팀에서 묵묵히 중원을 지키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선수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압권은 전반 23분 터진 프리킥 골이었다. 주세종이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처리한 정우영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일본의 골망을 갈랐다. 정우영의 발을 떠난 공은 일본 나카무라 골키퍼가 손도 쓰지 못할 정도로 정확하게 골대 구석으로 향했다.

마치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버금가는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었다. 이 득점으로 대표팀은 지난 3월 시리아전 이후 모처럼 세트피스 갈증을 해소했다.

이후에도 정우영은 몇 차례 날카로운 킥 능력을 과시했다. 후반 19분에는 또 한 번 강력한 중거리슈팅으로 일본의 골대를 위협했다.

그간 대표팀에서는 손흥민, 권창훈, 기성용 등 유럽파들에게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의 기회를 양보했던 정우영이지만 한일전을 통해 충분히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프리키커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친 정우영의 재발견은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신태용호가 거둔 수확 중 하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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