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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사드 여파로 얼마나 고생이 많았나"

베이징 = 데일리안 이충재 기자
입력 2017.12.13 13:57 수정 2017.12.13 14:15

재중 한국인 간담회 "한중관계, 외부갈등요인에 흔들리지 않도록 할 것"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중국 국빈방문을 위해 13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전용기에 올라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중국 국빈방문을 위해 13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전용기에 올라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앞으로 한중관계를 경제 분야의 발전에 걸맞게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발전시킴으로 한중관계가 외부갈등요인에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소피텔호텔에서 열린 재중 한국인 간담회에서 "지난 25년간 한중관계는 경제 분야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정치 안보 분야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경제 분야에서도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교역이 확대되어 왔으나 한중 FTA 후속협상인 투자·서비스 협상에 박차를 가해 FTA효과를 극대화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중국과의 '사드 갈등'을 거론하며 "그동안 사드 여파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나. 저와 온 국민들도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었다"며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이번 국빈방문으로 한중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지난 10월 31일 협의문을 통해 사드 문제를 '봉인'하기로 한 것과 관련 "지난 10월 말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중국도 호응해 왔다"며 "한중 양국은 모든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정상 궤도로 회복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재중 한국인 간담회 격려사'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날씨가 꽤 추운데, 오시는 길에 불편함은 없으셨는지요.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직접 뵈니, 아주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여러분도 같은 마음이시죠?

사랑하는 교민 여러분,

그동안 사드 여파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저와 온 국민들도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취임 직후부터 한-중 관계 복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지난 10월 말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중국도 호응해 왔습니다. 한중 양국은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 궤도로 회복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이번 국빈방문으로 양국의 신뢰가 회복되고, 한중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양국 국민들의 마음이 다시 이어지길 바랍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에게 소중한 한중 양국 커플들을 이 자리에 함께 모셨습니다. 우리 쪽에서 보면 중국 사위, 중국 며느리지요. 잠깐 손들어 주시겠습니까? 위샤오광, 추자현 부부를 비롯해 양국을 하나로 이어주는 한중 커플들에게 큰 격려와 응원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교민 여러분,

한-중 양국은 오랫동안 긴 역사를 함께해 왔습니다. 중국이 번영할 때 한국도 함께 번영했고, 중국이 쇠퇴할 때 한국도 함께 쇠퇴했습니다. 두 나라는 제국주의에 의한 고난도 함께 겪었고, 함께 항일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왔습니다.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입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들게 위로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망명지에서 치열하게 항일독립운동을 펼친 우리 독립유공자 후손들께서 자리를 빛내주고 계십니다.

중국 곳곳에는 우리 애국선열들의 혼과 숨결이 남아 있습니다. 만리타향에서도 역경에 굴하지 않았던 숭고한 애국심의 바탕에는 불의와 억압에 맞서는 인간의 위대함이 있었습니다. 동지가 되어준 중국 인민들의 우의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후손 한분 한분의 가슴에는 그 어떤 훈장보다 빛나는 애국 애족의 정신과 한중우호의 역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비서로 활약하신 김동진 지사의 따님 ‘김연령’ 님과 손자 ‘김과’ 님, 대한민국임시정부 의원으로 활동하신 김철남 지사의 아드님 ‘김중평’ 님과 ‘김정평’ 님 조국독립과 중국혁명에 ‘김산’이라는 이름으로 투신하신 장지락 지사의 아드님 ‘고영광’ 님,

대표적인 몇 분만 거명했습니다만, 오늘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여 조국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의 후손 한분 한분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교민 여러분,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지난 25년간 양국 간의 교역과 인적교류는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2만 5천여 개에 이르고, 최근에는 혁신창업을 통해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여러분이 계십니다. 조선시대 중국과의 인삼무역으로 거상이 된 임상옥은 ‘장사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런 정신으로 한중 관계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이 마음껏 활동하실 수 있도록 정부가 열심히 노력 하겠습니다.

지난 25년간 한중관계는 경제 분야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정치 안보 분야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한중관계를 경제 분야의 발전에 걸맞게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발전시킴으로 한-중 관계가 외부갈등요인에 흔들리지 않게 하겠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도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교역이 확대되어 왔으나 한중 FTA 후속협상인 투자·서비스 협상에 박차를 가해 FTA효과를 극대화 해나가겠습니다.

그간 중국한국인회를 비롯하여 중국내 한인 단체들이 재외국민 보호와 진출 기업 지원을 위해
큰 기여를 해오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부는 앞으로 교민사회와 진출 기업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양국 공동 번영의 열매가 풍성히 맺힐 수 있도록 계속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교민 여러분,

곧 있으면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됩니다.

1988년 동서 양 진영이 모두 참석했던 서울 올림픽은 냉전 종식의 장이었습니다. 이번 평창 올림픽도 한반도와 동북아, 더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하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이미 재중 한인회가 SNS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온 정성과 마음으로 평창을 준비하고 있는 저와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힘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모아진 하나 된 열정이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중 양국의 우의를 증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큰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존경하는 교민 여러분,

한중 양국은 새로운 차원의 여정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양국의 이익과 양국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위한 여정입니다. 여정의 중심에는 지난 25년을 견인해 왔고, 다가올 25년을 이끌고 나갈 여러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지혜와 경험, 그리고 힘을 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여정에 모아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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