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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억 우스운 보상액, FA 광풍의 민낯

김윤일 기자
입력 2017.11.27 09:53 수정 2017.11.28 19:02

특급 FA들 연봉 10억 원 넘으며 보상액도 증가

35세 이상의 베테랑들은 사실상 구단과 종신계약

최형우-윤성환-김태균-이대호 등은 적지 않은 나이에 엄청난 보상금액을 떠안고 FA 재자격을 얻게 된다. ⓒ 연합뉴스 최형우-윤성환-김태균-이대호 등은 적지 않은 나이에 엄청난 보상금액을 떠안고 FA 재자격을 얻게 된다. ⓒ 연합뉴스

FA 시장의 거품 현상이 지속되면서 ‘보상금액’ 역시 덩달아 폭등하고 있다.

KBO리그 FA의 광풍은 2012년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간 이택근의 4년 50억 원 계약이 발원지로 평가된다. 그리고 이듬해 KIA로 이적한 김주찬이 다시 한 번 4년 50억 원을 기록하더니 2014년 롯데에 잔류한 강민호가 4년 75억 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갈아치웠다.

이후 FA 시장이 열릴 때마다 최고액이 경신되고 있다. 2015년에는 SK 최정(4년 86억 원)과 KIA 윤석민(4년 90억 원)이 각각 투, 타 최고액을 찍었고, 2016년에는 NC로 이적한 박석민이 96억 원, 그리고 올 시즌에는 KIA 최형우가 사상 100억 원의 벽을 허물었다.

특히 올해 FA 시장은 ‘광풍 2기’라 불리고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본격적으로 천문학적인 계약을 손에 넣었던 선수들이 재자격을 얻은 해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강민호다. 강민호와 4년 80억 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삼성은 롯데에 20억 원(+선수 1명) 또는 30억 원을 지불해야 한다. 강민호의 올 시즌 연봉(10억 원)에 따른 보상금 지불 규정 때문이다.

막대한 계약금으로 순수 지급 연봉을 낮추긴 했지만 특급 FA들의 연봉은 10억 원을 가뿐히 넘는 수준이다.

이는 선수는 물론 영입 의사를 나타내는 팀 모두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적지 않은 나이에 FA 계약이 끝나는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가장 좋은 예가 올 시즌 재자격을 취득한 정근우다. 정근우는 지난 4년간 변치 않은 활약으로 ‘모범 FA’의 사례로 손꼽히는 선수다.

그러나 원소속팀 한화가 젊은 선수 육성을 기조로 내세우며 정근우라는 매물이 곧바로 시장에 풀렸다. 정근우 영입을 원한다면 올 시즌 연봉(7억 원)의 200%+선수 1명 또는 300%인 14억 또는 21억 원을 한화에 줘야 한다. 계약 1년차인 내년, 36세 베테랑 영입치곤 적지 않은 출혈이다.

KBO리그 연봉 순위(*는 올 시즌 재계약 대상자, **는 FA 일수 부족).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 연봉 순위(*는 올 시즌 재계약 대상자, **는 FA 일수 부족). ⓒ 데일리안 스포츠

앞으로 재자격을 얻게 될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100억 원 계약을 맺은 최형우의 경우, 15억 원이라는 엄청난 연봉을 매년 받게 된다. 2020년 4년 계약이 종료될 최형우의 나이는 무려 37세. 그런 최형우를 30억 원 또는 45억 원의 보상금액을 주고 데려갈 팀은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선수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원소속팀에 잔류할 수밖에 없고, 해당 선수를 원하는 타 구단도 입맛만 다시는 상황이 연출되는 그림이 그려진다. 보상 선수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래서 높은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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