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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교체 타이밍, 세르비아전 옥에 티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7.11.14 23:21 수정 2017.11.14 23:21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1 무승부 기록

부진한 구자철 조기 교체 시키지 못한 아쉬움

교체 지시가 아쉬움으로 남은 신태용 감독.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교체 지시가 아쉬움으로 남은 신태용 감독.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신태용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 아쉬움으로 남은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이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세르비아와 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신태용호는 지난 10일 콜롬비아전 승리에 이어 다크호스 세르비아와도 무승부를 기록하며 지난달 유럽 원정 2연패의 아쉬움을 털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4-4-2 포메이션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선수 구성에 큰 차이를 뒀다. A매치 데뷔전에 나선 조현우 골키퍼를 비롯해 김영권과 김민우, 정우영, 구자철 등 지난 경기에 벤치에 머물렀거나 교체 투입된 선수들을 대거 선발 출전시켰다.

다만 경기력은 콜롬비아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었다. 대표팀은 지난 경기보다 점유율에서는 우위를 점했지만, 공격이 날카롭지 않았다. 김민우가 김진수 못지않은 오버래핑 능력을 자랑했고 우측 풀백 최철순도 공격 가담에 활발히 임하는 등 시도는 좋았지만, 공간을 활용하는 데 애를 먹었다.

전방에 포진한 구자철이 아쉬웠다. 구자철은 이근호와 달리 상대 진영을 휘젓지 못했다. 부지런한 움직임은 돋보였지만, 느린 발이 문제였다. 패스도 한 박자 늦거나 볼을 끌다 빼앗기는 모습도 많았다. 구자철이 상대 수비진에 위협을 가하지 못하면서, 슈팅 기회 포착에 집중하려던 손흥민이 고립되는 것은 당연했다.

선제골도 세르비아의 몫이었다. 후반 12분, 우리 수비가 정비를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세르비아의 빠른 역습이 진행됐고, 박스 우측 부근을 파고든 라이치가 조현우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득점으로 마무리하며 균형을 깼다. 다행히 3분 뒤, 구자철이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날 가장 아쉬웠던 부분도 여기였다. 신태용 감독은 콜롬비아전과 확연히 다른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후반 24분에서야 첫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동점골을 뽑아낸 구자철을 빼고, 지난 경기에서 손흥민 못지않은 활약상을 남긴 이근호를 투입했다.

그러자 대표팀의 경기력이 살아났다. 후반 27분, 이근호가 수비수의 시선을 끌어준 상황에서 살짝 내준 볼을 손흥민이 잡아 드리블에 이은 슈팅까지 연결했다. 이근호는 후반 44분, 후방에서 환상적인 침투 패스로 손흥민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며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근호는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풍부한 활동량과 상대 수비를 등지고 싸워주는 투쟁심을 보여줬다. 수비진의 시선을 끊임없이 가져가며 손흥민에게 슈팅 공간을 내주는 역할도 훌륭했다.

신태용 감독의 교체 타이밍에 개선이 필요하다. 이근호의 투입이 조금만 더 빨랐다면, 대표팀의 분위기가 일찍이 달아오르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경기에 비해 몸이 무거웠던 권창훈을 조금 더 일찍이 교체해줬다면,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이명주와 염기훈에게 최소 20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보장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지울 수 없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8월에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 홈경기에서도 경기 막판에서야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며 아쉬움을 남긴 적이 있었다. 훌륭한 경기력과 결과를 잡아낸 콜롬비아전에서도 부상이 우려된 이근호를 일찍이 뺀 뒤, 후반 36분에서야 두 번째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두드러지면서 공수 간격이 상당히 벌어진 상황이었음에도 교체 타이밍은 빠르지 않았다.

교체를 잘 활용하면, 무승부로 끝날 경기가 승리로 바뀔 수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는 이천수와 차두리 등을 적절한 시기에 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과 승리를 가져오곤 했었다.

신태용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성공을 바란다면, 교체 카드 활용이 선수들의 경기 출전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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