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깊은 가을의 스웨덴, 한국 영화에 빠져들다

이석원 스웨덴 통신원
입력 2017.11.13 08:05 수정 2017.12.21 17:28

제28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 5편 무더기 출품

'악녀' 정병길-'능력소녀' 김수영, 스웨덴 관객들 직접 만나

지난 8일 개막한 제28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의 포스터@[사진=스톡홀름 국제영화제 사무국 제공] 지난 8일 개막한 제28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의 포스터@[사진=스톡홀름 국제영화제 사무국 제공]
가을이 깊어가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특별한 한국 영화의 행기가 짙게 퍼지고 있다.

지난 9일 개막한 제28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 5편이 무더기로 출품되면서 북유럽 중심 도시인 스톡홀름에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특별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유럽 관객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 영화 감독 홍상수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장편 경쟁부문인 ‘오픈존’ 후보에 올랐다. 지난 2월 열린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인 여우주연상을 김민희에게 안겨줬던 작품이다.

또 김옥빈 신하균이 주연한 정병길 감독의 '악녀'와 설경규 임시완이 주연한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그리고 김명민과 변요한이 주인공을 맡은 조선호 감독의 ‘하루’가 비경쟁 부문인 트윌라이트존에 초대됐다.

그리고 지난 7월 부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완전 매진을 기록하며 관심이 집중됐던 김수영 감독의 영화 ‘능력소녀’는 경쟁 부문 단편 영화 섹션에 이름을 올려 스웨덴 관객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이 중 정병길 감독과 김수영 감독은 스웨덴 영화 팬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영화제 기간 동안 스톡홀름을 찾았다. ‘한국판 니키타’라고도 불리는 액션 스릴러 ‘악녀’의 정 감독은 지난 10일 영화가 상영된 스칸디아 극징에서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미 전작인 ‘나는 살인범이다’를 통해 유럽의 각종 영화제에서 관심을 받았던 정 감독의 방문에 스웨덴 영화 팬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또 11일 사가 극장 ‘능력소녀’ 상영 때 관객들을 만난 김수영 감독은 여성 감독이라는 점 때문에 스웨덴 젊은 여성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받았다. 두 여고생의 섬뜩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호러물 ‘능력소녀’에는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이번 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트윌라이트존에 초청된 영화 ‘악녀’의 정병길 감독과 경쟁 부문인 단편영화 섹션에 후보로 오른 영화 ‘능력소녀’의 김수영 감독이 스웨덴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스톡홀름에 왔다.@[사진=이석원 스웨덴 통신원] 이번 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트윌라이트존에 초청된 영화 ‘악녀’의 정병길 감독과 경쟁 부문인 단편영화 섹션에 후보로 오른 영화 ‘능력소녀’의 김수영 감독이 스웨덴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스톡홀름에 왔다.@[사진=이석원 스웨덴 통신원]

정병길 감독과 김수영 감독은 지난 11일 오전 스톡홀름의 한 유서 깊은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영화제 참가에 대해 정병길 감독은 “스웨덴 영화 관계자로부터 ‘악녀’의 내년 스웨덴 개봉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며 “(이를 계기로)한국 영화가 스웨덴에서도 좀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어떤 작품이 될지는 모르지만, 스웨덴의 특별한 풍경을 배경으로 촬영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영화제를 통해 스웨덴의 젊은 영화학도들을 만난 정 감독은 “인구가 적은 스웨덴에서 상업 영화를 하기 쉽지 않은 여건인데도 상당히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받았다”며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웹툰 작가 출신으로 영화 연출자가 된 정 감독은 자신이 처음 영화를 시작하던 때를 떠올리며 스웨덴의 젊은 영화학도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김수영 감독은 지난 달 대만 국제영화제에 참가한 후 이번이 두 번째 해외에서 개최되는 국제영화제에 참가했다. 이미 국내 여러 영화제에서 작품에 대한 특별한 평가를 받아온 김수영 감독은 “영화제 관계자들로부터 예술성과 함께 독특한 작품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심사위원들이 상업영화와 다른 측면에서 독립영화의 독특함을 평가해줘서 수상의 기회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인 ‘능력소녀’가 한국의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다는 평가들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영화는 현실의 반영이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는 있다”면서도 “판타지적 공간과 판타지적 세계에서 영화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장르물로 봐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석원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